내가 하는 표현들은 나를 표현하지 못한다.
많은 표현을 하며 살아간다.
순간의 느낌을 말로 포장하여 전달하기도 하고,
두 눈에 새겨진 이 모습을 정방형 사각 프레임에 담아 보여주기도 하며,
아리는 심장의 고통을 영원히 남을 글로 새기기도 한다.
찰나 스쳐 지나가는 감정 하나 놓치지 않으려 깊은 두 눈에 푹 빠져 고백을 하고,
기억의 잔상을 더욱 선명하기 남기기 위하여 초점도 맞지 않는 셔터를 눌려대며,
터질 것 같이 벅찬 가슴을 움켜잡으며 흰 종이 위에 번지는 검은 잉크에 우리를 그린다.
하지만 정성껏 고이 접어 시냇가 곁에서 띄워 보낸 언어적 유희는 누구를 향하는지 그 방향조차 알 길이 없고,
무광의 빛바랜 흑백사진은 음화에 빛을 너무 많이 쬐여 쨍한 날 태양을 두 눈으로 바라본 듯 온통 하얗기만 하며,
습자지에 남긴 긁적임은 흘린 눈물에 번져 도저히 무엇을 전하고 싶었는지 알 길이 없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무엇을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내가 하는 표현들은 나를 표현하지 못한다.
얼마나 많은 표현이 과연 진실로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나를 표현하지 못하는 표현들로 나를 이해해 달라고 때를 쓴다.
그렇게 많은 표현을 하며 살아간다.
언제쯤 모든 표현들이 진실로 나일 수 있을까?
진실된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멈추지 않는 노력은 결과를 가져다 주리라 믿는다.
언젠간 나의 마음이 일각의 왜곡 없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