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사전적인 의미로서의 ‘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간격, 보통 서로 마음을 트고 지낼 수 없다고 느끼는 감정’을 뜻한다. 이미 거리라는 뜻은 잘 알고 있는데 뜬금없이 무슨 사전적 의미냐고 질문할 수 있겠다. 그럼 다음의 질문을 마지막까지 감정의 동요 없이 읽어 나갈 수 있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되는지 궁금하다.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은 연인이나 친구가 한없이 멀어 보이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함께 밥을 먹고 있는 가족의 얼굴보다 페이스 북에 올라오는 친구의 근황에 더 관심이 있지 않은가?
친구와 나누는 대화 속에 과연 나의 진심이 얼마나 담겨 있는가?
대화를 나누는 중에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은가 아니면 핸드폰을 보는 시간이 많은가?
몇 시간씩 커피숍에 앉아 친구와 수다를 떨고 집에 돌아오는 길도 외로워 또 다른 이야기 할 사람을 찾고 있지는 않은가?
잠시도 쉼 없이 재잘거리고 부리로 쪼아대듯이 쳐나가는 트윗은 과연 나와 타인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수단인 것인가, 아니면 허공에 흩어지는 한 낮 메아리인가?
살면서 함께 지내는 사람 중 과연 거리가 느껴짐 없이 한없이 가까이 지내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과연 그 사람들은 나를 ‘한없이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아니 정말 간단하게 생각해 보자.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잘 지내냐는 안부를 물어본 것이 언제였던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조금만 멀어지게 되어도 그 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밀려오는 외로움과 허탈함은 마치 아무리 관심을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과 같다. 그럼 지금 이 순간 이 거리를 좁히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자.
내가 다가갈 것인가?
내게 다가오길 기다릴 것인가?
아니, 내가 지금 관계에 있어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
과연 난 내가 아끼고 있는 사람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세상에 가장 아끼는 단 한 사람을 위해서 ‘거리’를 좁히며 다가가, 그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평생을 바칠 수 있는 내가 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