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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스타장 Jul 15. 2023

슬프고 아픈 도시 '원청'

위화 작가의 '원청(잃어버린 도시)'를 읽고


 * 작가 : 위화

 * 출판사 : 푸른숲

 * 장르 : 소설 / 중국소설


배경이 되는 시대와 지역


위화 작가의 작품들이 대개 배경으로 하는 시대는 청나라 말기에서 중화민국의 형성 단계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한 시기이다.

이 작품도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지리적으로는 황하강 근처 어느 지역에서 상하이를 지나 양츠강 남쪽의 시진으로 이어지는 지역이다.


이 작품이 재밌는 이유


작가의 다른 작품 '허삼관 매혈기', '인생'을 읽으면서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펼쳐놓음으로써 독자에게 재미를 준다는 것을 느낀 바 있었다. 그래서 '원청'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역시나 이 작품에서도 작가의 이야기꾼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꽤 긴 장평이지만, 쉽게 읽히고 중간에 멈추기가 어려울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중국의 역사를 굳이 몰라도 읽는 데 어려움이 없고, 작품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전술한 시대적 상황 하에서 일반 민중의 고단한 삶에 공감하며 따라가게 된다.



이 작품이 가슴아픈 이유


주인공 리샹푸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있고, 훌륭한 목공 기술도 갖고 있어서 부족함이 없는 삶을 살아간다.

어느 날 우연히 집에 잠시 머물게 된, 남쪽 지방 말씨를 쓰는 남매(실제로는 부부)로 인해  리샹푸의 인생은 크게 요동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남자(아청)는 북쪽 지방으로 떠나고, 여자(샤오메이)만 리샹푸의 집에서 살게 된다.

샤오메이는 리샹푸와 결혼하여 살다가 갑자기 사라진다. 그리고는 만삭의 몸으로 다시 돌아와 리샹푸의 딸을 낳아 준 후,  한 달이 지나자 여인이 다시 떠나버린다.

리샹푸는 어린 아기를 안고 아기 엄마를 찾아 무작정 남쪽으로 간다. 그녀가 말한 지명 '원청'을 찾아서.. 그러나 원청은 어디에도  없고, 양츠강 남쪽 지역에서 그녀와 비슷한 말씨를 쓰는 시진 사람들을 만나 거기서 아기 엄마를 찾기 위해 애쓴다.


수수께끼의 여인, 샤오메이에게는 또 다른 슬픈 사연이 있었다. 민며느리로 시집간 집에서 사소한 일로 쫓겨난 샤오메이가 남편 아청과 함께 북쪽지역으로 도망쳐 헤매다가 우연히 리샹푸의 집에 잠시 기거하게 되면서 슬픈 이야기에 더 슬픈 사연이 더해진 것이다.



빠질 수 없는 중국 역사


리샹푸가 샤오메이를 찾기 위해 시진에 머무는 동안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권력의 공백을 틈타 '토비'(화적단 같은)가 활개를 친다. 그들의 약탈과 살인은 무자비하다. 민병대로 맞서는 민중들의 모습은 우리 역사 속 그 어느 때를 보는 듯하다.



■ 슬픈 결말, 아픈 이야기


다시 맺어질 수 없는 리샹푸와 샤오메이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만나지 못하고, 서로 다른 때와 장소에서 최후를 맞게 된다. 아내를 그리는 리샹푸, 딸을 그리는 샤오메이의 최후는 가슴이 뻐근해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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