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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윤 Sep 10. 2023

내가 아무리 말을 해도


빌려준 책은 머리맡에 아직 잘 있다

아플까 봐 미리 먹는 약

실망할까 봐 미리 하는 걱정과 자책

나처럼 자지 않고 불 켜진 집을 찾는다

병 속에 물은 아직 버리지 않았고

어질러진 침대에서 새우잠을 잔다

홑겹이불과 솜이불이 함께 침대 속에서

자고 일어나면 걸려있는 담

지금도 네가 어리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면 좋을 텐데

에 거스러미

겨드랑이 흉터

늘어난 얼굴

중구난방으로 잘린 머리카락

읽지 않은 424개의 메시지

자주 아픈 머리

자주 찾는 화장실

어제는 지하철이 늦게 오더니

오늘은 버스가 늦게 온다

모르는 사이

다리에 상처가 나있다

쇄골 밑에도

깨어있는 시간에 죽버린

이제는 남의 얘기도 아닌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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