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매일 5분 동안 노래 한 곡을 선정해 집중해서 듣는다. 그리고 나선 노래에 대한 생각을 글로 적는다. 그렇게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쓴 지 이제 벌써 24일째. 밑미의 온라인 리추얼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를 참여하면서 평소와는 다른 뮤직 라이프를 즐기게 되었다. 매일 흘리듯 듣던 음악을 꼭꼭 씹어 듣게 되었다는 점. 그래서 아티스트명과 노래 제목을 꼭 확인하고 궁금할 때는 뜻까지 찾아보거나, 어떤 나라의 아티스트인지, 가사는 무슨 뜻인지 해석해보고, 몸과 마음으로 온전히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달라진 점은 최근 몇 년 동안은 힙합을 주로 들었었는데, 듣는 음악의 범위가 넓어졌다. 리추얼 메이커인 혜윤 님이 추천해주시는 음악들과 함께 하는 멤버들이 듣는 노래를 찾아서 듣다 보면 평생 접해 보지 못했던 노래에 물들게 되는 것이다.
어제는 리추얼 메이커인 혜윤 님의 집에서 오프라인 번개가 있는 날이었다. 디지털 상에서만 글과 노래를 나누던 사람들과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경험도 즐거웠는데, 각자 함께 듣고 싶은 노래를 들고 와서 같이 듣는 시간은 정말로 환상적이었다. 치킨, 떡볶이 등 맛있는 음식과 맥주를 곁들이며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나는 지난 리추얼 때 완벽하게 몰입해서 들었던 The bosshoss의 'word up'을 신청했다. 집에서 혼자 흥분해서 들을 때도 좋았지만 내가 느꼈던 그때의 즐거웠던 감정을 함께 나누며 듣는 시간도 배로 즐거웠다. 다른 분들의 신청곡은 한 곡 한 곡이 주옥같아서 모두 검색해서 캡쳐를 해왔다.
음악이 그냥 들으면서 즐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이 노래에 대한 각자의 감정을 나누면서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음악은 참 인생뿐만 아니라, 관계까지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혜윤 님 집을 나서 보게 된 한강은 짙게 일렁였고, 조명에 비친 물결은 찬란하게 빛났다. 그날 밤의 공기 같았다.
지난주에는 혜윤 님의 리추얼을 하면서 느낀 점을 밑미 뉴스레터에 기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너무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어서 할 말이 끝나질 았았고, 결국 요청했던 것보다 길게 작성을 하는 바람에 편집이 되었지만, 내 브런치에 남겨본다.
음악은 제게 커피와도 같습니다. 없어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지만, 없으면 삶은 슴슴해지죠.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제 삶엔 음악이 흐릅니다. 당이 당길 때 달콤한 캬라멜 마끼아또가 먹고 싶은 것처럼 뻣뻣해진 삶을 마주할 때면 자연스럽게 음악을 트는 것 같아요. 아침 출근길엔 늘 에어팟을 두 귀에 꽂고 텐션을 높여줄 노래를 고르고, 퇴근 후 방으로 들어와서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잔잔히 흘러가는 노래에 몸을 맡깁니다. 일상 속에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 음악은 제게 그런 존재입니다.
이렇게 당연하기만 해서 음악을 펑펑 낭비할 줄만 알았던 제게 밑미 리추얼은 노래 하나하나를 꼭꼭 씹어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밑미 온라인 리추얼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는 하루 5분 동안 내가 선곡한 노래 하나를 집중해서 듣고, 음악에 대한 글쓰기를 합니다. 그동안 노래를 흘려보내기만 했었는데 온전하게 가사 하나에, 멜로디 하나에 집중해 보는 시간은 오늘 하루 동안의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떠나 과거로, 혹은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로 저를 데려다주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에 젖기도 하고, 새벽 이슬진 숲속을 저벅저벅 걷거나, 끝없이 펼쳐진 황야에서 말을 타고 신나게 달리기도 했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말을 타고 달렸던 그날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정말 황무지를 신나게 달린 것처럼 흥이 흘러넘쳐 밤새 잠을 이룰 수도 없을 만큼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여행 다운 여행을 가서 푹 쉬지 못해 몸과 마음이 답답하고 피곤하던 참이었는데, 직접 몸을 움직여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매일의 일상에서 잊고 있던 마음으로 떠나는 음악 여행이 얼마나 삶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지를 깨닫게 되었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음악에 푹 빠져 그 분위기를 그대로 걸어보는 것, 그건 바로 음악만이 선물해 줄 수 있는 힘이겠지요.
온라인 리추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스무명의 멤버들과 카톡방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매일 들은 노래와 기록을 카톡방에 공유하게 되는데요. 내가 올린 글에 누군가가 댓글을 달아주기도 하고, 누군가의 글을 읽으며 노래에 숨겨진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마로니에 ‘칵테일 사랑’이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저는 지금까지 그 노래의 가사가 그렇게 아름다운지 몰랐어요. 그냥 옛날 생각 때문에 아련 돋는 추억의 노래 정도였달까요. 그런데 리추얼 멤버 한 분이 올려준 가사들을 따라 읽다 보니, 이 노래가 이렇게 아름다운 가사를 가지고 있었구나 알게 되었고 그 다음날 바로 그 노래를 들으며 저도 글쓰기를 했어요. 책을 함께 읽으면 여러 사람의 관점이 더해져 더 내용이 풍성해지는 것처럼, 음악도 마찬가지로 함께 듣는 즐거움을 밑미 리추얼을 통해 알게 되었답니다.
낯선 사람들과 친한 친구들과도 나누지 않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어떤 노래를 들으며 힘든 일을 떠올린 사람이 있으면, 멤버들이 삼삼오오 모여 응원 댓글을 달아주기도 하고, 좋은 일이 있으면 내 일처럼 기뻐하며 축하 댓글을 달아주기도 하였습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데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방에 있는 모든 멤버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었고 그 연대감은 매일 제 마음 한 켠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일상이 무료하고 삶이 의미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밑미 온라인 리추얼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를 해보면 어떠세요? 리추얼 메이커 혜윤님의 스펙트럼 넓은 취향저격 플레이리스트를 추천받는 것만으로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 신세계가 펼쳐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