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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겨울 문 밀고 찾아오면
by
한명화
Oct 11. 2021
며칠 전 수확한 작은 빨간 대추
계속 내린 가을장마에 행여 상할라
작은 전기방석 위에 놀게 했는데
진한 대추 향 나누며 제 할 일 잊지 않았다
꼬들꼬들 마른 대추
행여 상해 버려질라
가위질로 대충 잘라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자리 잡아 갈무리하고는
찬 겨울 문 밀고 찾아오면
생강 얇게 썰어 설탕에 재웠다가
깊이 숨었던 큰 주전자 꺼내 불에 올리고
마른 대추 듬뿍에 생강 한술 푹 퍼넣고
물 가득 채워 대추차 끓여야지
대추 향 진하게 코끝 스치면
중불에 진득하게 오래 끓여서
오늘의 수고에 박수 보내며
갈색 쟁반 위 예쁜 찻잔에 채워
무대 오른 겨울나무 춤사위랑
하늘 거리며 내리는 창밖의 흰 눈
사랑님 마주 앉아 겨울 풍경 바라보며
달콤한 대추 향 즐기며 마셔야지
행복이라는 말 찻탁에 올려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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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
대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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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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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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