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기다릴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명화 Apr 25. 2024

몸통나무 가로수는 애가 타

차가 달린다 

도로는 한적하고

길 양옆에는 논도 있고 밭도 있고

여름 같은 봄날 햇살은 빛나는데

길가 가로수 눈물 흘린다

뜨거운 여름이 가까이 오는데

이길 지나는 많은 이들에게

시원한 그늘에 쉬어가라 하려는데


어찌하면 좋을까

하늘 향해 춤추던 가지들

싹뚝이며 모두 잘려나가고

몸통에 붙은 짧은 팔로는

시원하고 넓은 그늘 줄 수 없는데

한 여름의 뜨거운 햇살

피하고 싶은 많은 이들

날 보며 원망의 그늘도 없네ㅡ


길 양옆에는 논도 있고 밭도 있고

논에 벼가 자라야 하는데

나무그늘 햇살 막아 숨짓고

밭에 밀보리도 심었는데

나무그늘 햇살 막아 한숨짓고

농부의 깊은 한숨 들어버린 그가

무시무시한 기계 타고 나타났어

푸르른 잎 꿈꾸며 봄날 기다렸는데


차가 달린다 

도로는 한적하고

길가 양옆에는 논도 있고 밭도 있고

몸통나무 가로수는

가까이 오는 무더운 여름날

 길 지나는 많은 이들에게

시원한 그늘 주지 못할 것 같아서

슬픈 눈물 가슴 적시며 애가탄다



매거진의 이전글 백세건강 하라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