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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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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ul 22. 2024

잊힐라 대관령 옛길

강릉 경계선
평창의 시작

구비 구비 돌고 돌아 대관령 옛길에 오르다 보니  커다란 돌비에 대관령 옛길이라 큼직하게 쓰여있다

시댁에 가는 길이 대관령을 지나야 해서 명절과 이런저런 대소사로 이 길을 일 년이면 서너 번씩 지났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저 밑으로 터널이 뚫려서 꼬불꼬불 대관령고갯길을 생각에서 지우고 쌩쌩 ㅡ

이어진 터널 따라 달리고 있다

그래서일까

찾는 이 귀한 대관령 휴게소도 그 옛 모습 버리고 옛 추억 담겼던 그리움 찾아오면

아쉬움만 남아 멀어졌었는데ㅡ

오랜만에 시간도 있고 또 여행 중이어서 짝꿍이 말한다

ㅡ우리 대관령 고개로 가볼까?

꼬부랑꼬부랑 고갯길을 오른다

아이들 어렸을 적 뒷자리에 둘이 앉아 끝말잇기도 하고 차가 흔들릴 적마다 게임처럼 그 시절 브라운관에서 눈길을 사로잡던 고두심 최불암을 외치던 그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옛 얘기 나누며 오르고 있다

그 많던 차량의 행렬은 사라지고 간간히 서로 스치는 차들도 그리움 찾아 지나고 있나? 반갑기까지 한 한적한 길로 변해 있

???

저 앞에 훈련 중인가?

낮은 자전거?를 타고 애써 페달을 밟으며 오르는 사람 뒤로 검은 차 한 대가 천천히 보호하며 따르고 있었다

날씨도 더운데 2024년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의 훈련인 것 같아 조심하며 그 곁을 지나 정상을 향해 천천히 달린다

전망대가 있어 내려다보니 눈앞에 펼쳐진 푸르른 산들과 강릉시내가 눈에 들어와 잠시 쉬며 풍경에 잠겨있다

다시 차를 달려 대관령 정상

아주 커다란 바위에 대관령 이름표는 예전의 그 돌비 그대로여서 반가웠다

재미있는 것은 돌비 바로 곁에서 한쪽은 강릉

그 반대쪽은 평창이라고 큰소리로 외치는듯한 서로의 이름표를 세워 두었다

하기야ㅡㅡ

울타리도 대문도 중요하지

이게 서로의 대문이로구나 라며 빙그레 웃음이 핀다

평창 쪽으로 커다란 바람개비 풍차가 돌고 있어 바라보는데 휴게소 쪽에서 자전거 동호인 인가?

몇 분이 자전거로 대관령고개를 넘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대단하구나 젊음은 좋은 것이여!ㅡ라고 말하고 있는 걸 보니 세월을 먹긴 먹었구나ㅡ


아주 소규모가 되어버린 대관령 휴게소 옆쪽에 떼목장에 가는 입구가 있

아이들 어렸을 그때라면  함께 들렸을 것인데ㅡㅎ

추억의 장소가 사라져 버린 휴게소,

 많은 차들이 오르내리며 쉬어갔던 휴게소, 이제는 대관령 고갯길도 옛길이 되어 여행자들이 찾아가는 길이 되었구나 라며

다시 한번 수레의 바퀴를 떠올려 본다

정점의 오름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다는 것을 ㅡ

대관령 옛길이나 우리 인생길이나ㅡ.

          ㅡ6월의 여행길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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