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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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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Nov 15. 2024

가을 붙잡는 황학산 수목원

수목원 들어가는 길

2024년 1월 30일

두터운 파커를 입고 찾아왔었다

얼음이 얼고 눈이 쌓였던 한적한 수목원

자연은 겨울잠 중

겨울바람 소리 스산한 수목원에 아쉬움 남아

이제 다시 가을을 만나러 찾아왔다

조금 늦었나?

황학산 수목원은 떠나려는 가을을 애원하듯 잡고 있었다

만추라는 말을 곁에 세워두고서

꽃들이, 나무들이, 가을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다

고요하고 한적하다

가끔 정말 가끔 사람들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이 넓은 수목원을 둘이서 누비고 있다

꽃길을 따라, 빨간 단풍잎을 찾아, 어느 사이 낙엽으로 쏟아낸 까만 겨울나무 곁도 지나며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둘만의 세상을 즐기고 있다

이름도 많은 공원들을 지나 푸른 나무 문이 있는 뒷문 끝까지 가 밖으로 나가 전망대도 보고 다시 돌아와 반대 방향으로 걷는다

걷다 보니 공원 안에 작은 무대가 조성되어 있어 그냥 가면 섭섭할 것 같아 무대에 올라 한 곡조 뽑아 본다

짝꿍은? 동영상 찍다 중간에 끝내고 칫ㅡ

가을이 이쁘다

단풍이 이쁘고 꾸며놓은 풍경이 이쁘다

수목원의 중심 항아리 정원에 항아리들이 아름답고 그곳에 포토존이 있어 둘이랑 또 혼자서 포즈도 잡아본다

초가집 옆에는 밭도 있다

배추가 실하게 알을 채우고 있고 한쪽에는 여러 가지 채소가 자라고 있어 초가집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보며 어느 것이든 서로 어우러질 때 더욱 아름답다 전하는 듯하다

가을을 붙들고 싶다는 황학산 수목원

이제는 떠나갈 거라는 계절의 바람소리

아쉽고 또 아름다운 만추의 가을을 즐겼던

황학산 수목원의 시간이었다


                      2024. 11. 12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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