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12월 첫 토요일
아들과 며느리가 잔뜩 장을 봐 왔다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이젠 고기정리로 주방은 웬만한 식당의 소분 코너가 된다
도마가 두 개가 세트 되고 덩이로 사 온 소고기, 돼지고기를 먹을 용도에 따라 둘이서 썰어주면 난 그걸 비닐팩에 소분해서 넣는다
이건 구이용, 이건 수육용, 국거리, 찌개용등
어머니! 저희가 가져갈 용도로 사 온 곳에서 오늘 저녁 구이용도 포함이에요ㅡ란다
정리를 해서 냉동실에 정리하고 며느리 가져갈 것은 따로 넣어두고 저녁을 준비한다
아들이 거실로 나가고 둘이었을 때
ㅡ어머니! 주변에서 들으니 시어머니와 갈등 있는 얘기들이 많은데 저는 이해가 안 가요 왜 그러는지ㅡ
그래? 난 며느리가 있어 정말 좋은데?
그러고 보니 저는 어머니 아버지를 정말 좋은 분들을 만나 복 받은 것 같네요ㅡ
우린 이렇게 착한 며느리를 만나 복 받았다고 말하는데?ㅡ
날 마주 보며 빙그레 웃는 며느리의 한마디
어머니! 그럼 우린 둘 다 착한 여자예요?
그럼 우린 둘이서 착한여자 하자 라며 웃는다
그런데 왜 그럴까요ㅡ
어쩌면 친구들 얘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얘길 했다
내 생각에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던 타인들이 만나 가족이 되었으니
서로 상대를 헤아려 배려하고 더 중요한 것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네
우린 아버지랑 사이가 좋으니까 너희들이 집에 와서도 둘이 꽁냥꽁냥 하는 모습이
더없이 이쁘지
난 내 남편 사랑받고 넌 네 남편 사랑받으니 샘날것이 없지,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우리 같지만은 않은 것 같아
어떤 이들은 그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또 샘나기도 하겠지 왜냐하면 자신은 아들부부처럼 살아보지 못했으니 며느리가 부럽기도 하고 아들을 빼앗긴 것 같은 생각에 미울 수도 있겠지?
내가 이쁘게 보면 모든 것에 너그럽고
내가 밉게 보면 아무리 잘해도 꼬투리를 잡기도 하는 것 같아 ㅡ
우린 너랑 나랑 착한 여자 하며 살자
녜! 어머니 ㅡㅡ
며느리와 푸른 하늘 같은 미소로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우리의 결혼기념일도 같이 축하하며
풍성한 저녁식탁에 더 풍성한 행복도 함께 올려놓고 잔을 부딪치며
ㅡ건강하세요
ㅡ고마워
ㅡ사랑해ㅡ서로의 마음을 전하며
짝꿍과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나의 얼굴에도 함박 웃음꽃이 피었다
그래, 이쁜 내 며늘아!
난 며느리가 있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