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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차 향이 깊다

by 한명화

이제 힘을 내보자

감기 비질해서 쓸어내고

햇살 즐기려 공원 산행

낮은 산길을 오르고

계단을 오르고

가파 오르는 숨을 고르고

정상의 정자를 향해 돌계단을 오른다


이 얼마만인가

겨우 힘을 내 평지만 걷다가

용기를 내자며 오른 산길

어쩌면 나의 의지를 시험 하나보다

숨이 가쁘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주저앉자며 악마의 속삭임 들려오지만

어림없다며 힘을 낸다

더욱더 씩씩하게 걸어본다


정상의 벤치에 앉는다

이 얼마만인가?

지독한 감기가 한 달여간이나

친구 한다며 달라붙어있어

이 낮은 산도 허락지 않았다

뜨거운 눈물이라도 나려나 보다

정상의 영장대 벤치에 다시 왔으니

짝꿍은 앙증맞은 찻잔에 차를 따른다

아! 차향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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