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차다
어젯밤 비로 가을을 완전히 씻어냈나 보다
거리의 옷이 오롯이 겨울 옷이다
두툼한 패딩을 입은 사람들의 표정은 추위를 모르는 듯 편안한 걸음인데
가을 옷을 미처 바꿔 입지 않은 이들은
몸을 잔뜩 움츠리고 걷는다
목도리도 하고 모자도 쓰고
두툼한 옷을 입고 나와 다행이다
어제까지도 가을 옷으로 밖에 나갔었기에
망설이다 패딩을 입고 나오길 정말 잘했다
겨울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온다
누가 뭐라 해도 이제 겨울이라며ㅡ
개천가 길을 걷다 걸음 멈춘다
이크! 깜짝이야
길가 개나리 나무사이 샛노란 꽃
한없이 여린 샛노란 개나리 꽃
여기저기 어색한 미소 짓고 있다
어떡하지? 이렇게 추운 겨울인데?
샛노란 개나리 아기꽃아!
봄은 아직 너무 멀리 있단다
이제부터 겨울 시작이야
그런데 넌 왜 벌써 온 거니?
엄마 말 안듣고 달려왔구나?
지금 너무 추운데 견딜 수 있겠어?
여린 개나리꽃 마주보며 애가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