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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은빛소녀에게 안겨준 선물

by 한명화

정말 아름답던 단풍나무

그를 지켜주는 삼각탁자와 긴 의자

지난밤 찾아온 찬바람에

어찌 견뎌냈나 염려되어

바쁜 걸음 찾아온 아침나절

우ㅡㅡㅡㅡ와!

탁자도

의자도

바닥도

모두가 빨간 단풍

밤새 찬바람이

단풍나무 가지를 흔들어댔구나

단풍나무 온 힘 모아

떨어져 내리는 예쁜 잎새

너도 너도 너도

모두 다 붙잡고 싶었는데

바람은 인정사정 두지 않았다

단풍나무 슬픈 통곡 먼 하늘가로 사라지고


찬바람 맞으며 찾아온 소녀

깜짝 놀라며 걸음 멈춘다

단풍나무 아래는 온통 빨강

아! 아름답다 ㅡ소리친다

빨간 바닥도

빨간 의자도

빨간 탁자도

빨간 단풍나무도

빨간 세상 속에 동화된 은빛소녀

빨간 단풍 긴 의자에 살며시 앉아

천천히 둘러보며 감탄에 소리

뉘라서 이런 선물 받을 수 있을까

온통 빨간 단풍의 세상

은빛소녀의 마음 너무도 행복해서

온통 빨강으로 물들어 버렸다

아!ㅡ 아름답다

은빛 소녀에게 떠나가며 안겨준

이 멋진 가을의 선물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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