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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50대는 왜?

by 싸이링크

'나'에서 '50대' 또는 '중장년'이라는 집단으로 관심의 대상이 바뀌면서, 이들을 주제로 한 책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공교롭게도 내가 읽은 책들은 50대 또는 중년 '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사실 성별에 관계 없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책들에서 진단한 50대의 문제와 해결책을 살펴보자.


'50대 남자를 위한 심리학'(가토 다이조 저, 2022)의 원제는 心を滿たす50歲からの生き方이다. 직역하면 '마음을 채우는 50세부터의 삶의 방식'이라고 한다. 원제에 비해 성별과 연령의 폭을 좁혀놓았는데, 왜 그랬는지는 알 것같다. 훨씬 후킹하다.


저자는 50대가 길을 잃는 이유가 과거의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인해, 무의식에서 3가지 감정이 방해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복수심 : 남보다 우월해져서 주변 사람들에게 앙갚음을 하려고 함. 이것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함

열등감 : 과거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 이유는 자신을 알지 못해서,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웅장한 자기 이미지를 쫒아 다녔기 때문임

시기심 : 자기 세계를 갖지 못해서 남을 원망하는 마음이 강함


뜨끔했다. 화장 전혀 안 한 생얼로 공적인 자리에 나간 느낌.


무의식적인 감정의 방해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음 3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당연성 (번역이 좀 이해가 안 간다...) : 사람에 대한 믿음

정체성 : 지금 내가 있는 곳 이외의 세상이 있고 다양한 삶이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 이를 통해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길을 찾을 수 있음

자기인식 : 예를 들면, 자신의 성향이 경주마인지 거북이인지 솔직하게 판단해야 함. 현실을 부인하면 자신의 감정에서 소외되어, 무엇을 해도 열중하지 못하고 어떤 체험을 해도 마음에 깊이 남지 않음


뭐 이런 흔하고 당연한 말을? 싶었지만, 곱씹어볼수록 공감된다.


50대남자를위한 심리학.jpg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jpg
오십 인생의 재발견.jpg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야마구치 슈 저, 2019)에서 말하는 아저씨는 중년 남성 전체가 아니라, 우리 식 표현으로 '꼰대'에 해당한다. 하지만 꼰대가 아니어도 새겨볼만한 점이 많다.


'50대 남자를 위한 심리학'은 개인의 심리에서 문제점을 찾았는데, 이 저자는 아저씨가 쇠퇴한 이유로 사회적 요인에 무게를 둔다.

부실한 대학 교육 : 사회가 제시하는 시스템에 올라서기만 하면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다는 환상 속에서 시간을 보낸 마지막 세대. 교양 중심(문사철과 같은 비판적 사고) 시대과 실리(예: 회계,경영) 중심 시대 사이의 진공 상태

조직에서의 태도 : 1) 아닌 것을 아니라고 의견을 내지 않음, 2)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이탈하지 않음, 3) 부하에게도 의견과 이탈의 기회를 주지 않음, 4) 솔직한 피드백을 주지도 받지도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태도로 일관


일본과 우리나라가 꽤 비슷하구나! 요즘 대학생들의 취준을 위한 치열한 분투를 생각하면, 난 대학 때 정말 안이하게 지냈지. 권위적인 조직은 내가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에서의 태도는 아저씨스럽지 않았지만, 직업이나 직장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서는 별 생각없이 순응했던 거 같다.


저자는 사회가 하도 빠르게 변하여, 이제 아저씨들의 경험이 더 이상 현실의 문제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서번트 리더십 : 연장자의 본질적 가치는 문제 해결법의 데이터베이스인데, 정보화 시대로 인해 이 가치가 많이 약화되었음. 연장자로 대접받으려 하지 말고, 젊은이들의 성공을 지원하기

유동성 높이기 : 인적 자본(여러 조직에 통하는 범용성이 높은 역량)과 사회적 자본(대외적 평판)을 확보


서번트 리더십은 개념 수준에서 동의한다해도 체화하기는 쉽지 않다. 교육에서는 젊은이들에게 오픈마인드로 대하지만, 일하면서 서로의 방식이 부딪칠때는 '아직 어려서 뭘 몰라서 그렇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그렇다. 유동성을 위한 인적 자본으로는 AI 활용능력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나는 사회적 자본에 취약한데, 여기에는 대외적 평판에 대한 나의 편견이 영향을 미친 점도 있다. 이건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오십, 인생의 재발견'(구자복 저, 2022)의 저자는 조직에서 인사를 담당하다 40대 중반에 명퇴를 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위의 두 책에 비해 포괄적이면서 실천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중년을 위기로 만드는 요인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하였다.

신체적 노화 - 노안, 탈모, 체중 증가, 체력 저하, 고혈압 등

경제적, 직업적 부담 - 퇴직에 따른 정체성, 경제력 저하 --> 죄책감, 무력감

사회,문화적 인식 - 젊음을 강조 --> 쓸모없어졌다는 느낌

심리적 요인 - 통제력 상실 --> 혼란, 허무, 우울, 낙담

* 거품 청년(남자는 강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어린 시절의 학습 경험과 사회 통념이 작용. 겉으로는 과시적이지만 사실은 신체적으로 쇠약하고 심리적으로 힘듬)


나는 이전에는 신체적인 면을 거의 신경쓰지 않았는데, 50대에 들어오면서 신체적인 면에서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30대만해도 1-2일 밤샘은 거뜬했는데, 요즘은 하루만 밤샘을 해도 며칠씩 정신을 못 차린다.


저자는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6가지 자본을 갖추어야 한다고 한다 .

신체적 자본 - 30분 정도의 달리기,수영, 걷기로도 충분

경제적 자본

1) 자산관리, 투자, 지출 조절 등 공부

2) 이전에 했던 일과 연계된 새로운 업 만들기

3) 완전 새로운 일을 하는 경우 테스트를 거쳐 꾸준하게 시도. 처음부터 몰빵하지 말기

인지적 자본 - 지속적 교육

사회적 자본 - 사회적 관계가 개인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기. 남성이 여성보다 외로움에 빠지기 쉬움

심리적 자본

1) 통제감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일 하기

2) 성공-실패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운의 역할 인정) 집착 버리기

3) 불안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일 시도하기

4) 감정 적어보기 : 지난 1주일간 느꼈던 감정을 1분간 적어보기. 대부분의 중년 남성들은 1-2개 밖에 못 적음.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고 억압한 결과이며 공감능력의 부재로 연결됨

정체성 자본

1) 직업적 정체성을 넘어 삶을 재평가하기

2) 가치 찾기 :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무엇을 왜 선택했는지, 살아있음을 느꼈던 경험에서의 선택과 판단의 기준,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 해보고 싶은 일, 부러워하는 사람 적어보기

3) 인생 이야기 정리 - 인생의 주요 사건과 그 일이 현재의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돌아보기 --> 청년기 삶에서 성장의 자원 찾기


좋은 이야기들이 많다. 그런데 나에게 맞는 일을 만들거나 찾으려는 관점에서 보면 초점이 다소 흐리다.


챗지피4o에게 위에서 정리한 문제점들을 입력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안을 찾아달라고 해 보았다.

[역할] 너는 중장년, 특히 50대가 창직 아이템을 찾도록 도와주는 창직 코치야. 다음과 같은 문제를 가진 50대가 자신에 맞는 창직 아이템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방법을 5가지 제시해 줘
[50대의 문제] 위에서 정리한 문제점들
[해결책 조건]
-ai를 활용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의 장점이나 선호를 발견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한 창의적인 아이템 발견
-현실적인 시장성 반영

아래는 원래 답변이 길어서 3줄 요약해 달라고 한 버전이다. 내가 생각했던 방안과는 다르지만, 참고할만한 포인트들이 있다. AI와 지속적으로 협업을 해 보면, 혼자만 궁리하는 거 보다는 좋은 방안이 나올 것 같다.

1. 감정 기반 창직 아이템 찾기
AI와 대화를 통해 복수심, 열등감, 시기심 같은 감정을 분석합니다.
그 감정 안에 숨겨진 욕구와 동기를 찾아내고, 창직 아이템으로 연결합니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2. 전문성 발굴 ‘인생 대사관’ 전략
AI가 삶의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을 분석해 숨어 있는 전문성을 찾아냅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문제”를 정리하고 서비스로 구상합니다.
나이와 경력을 ‘사회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3. 실패를 자산화하는 반(反)영웅 브랜드 만들기
실패담이나 약점을 AI와 함께 정리해 콘텐츠 서사로 재구성합니다.
이를 통해 진정성 있는 퍼스널 브랜드와 정보 서비스 아이템을 개발합니다.
남과 비교 대신, 나만의 서사로 시장에서 차별화합니다.

4. 무의식적 취향 탐색 프로젝트
AI가 나의 일상, 콘텐츠 취향, 대화 패턴 등을 분석해 숨겨진 선호를 드러냅니다.
그 취향에 기반해 즐겁고 몰입 가능한 아이템을 추천받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창직을 설계하는 접근입니다.

5. 노화의 자산화 아이디어 챌린지
노안, 탈모, 체력 저하 같은 중년 문제를 AI와 함께 정리합니다.
그 문제에 대한 나만의 해결법이나 경험을 서비스 아이디어로 전환합니다.
중년만이 만들 수 있는 고유한 시장 기회를 탐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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