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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보승 May 30. 2018

#20. 시간을 뺏는 사람들




대부분의 한국인 여행 스타일은 짧은 시간 동안 그 도시의 있는 모든 것을 봐야 하고 

명소 앞에서 인생샷을 찍어 인스타나 SNS에 올려 지인들에게 자랑 아닌 자랑을 한다. 

물론 한국의 특성상 짧은 휴가로 한 도시에 오랫동안 머무르기엔 너무나 아쉽고

다른 새로운 것을 포기할 수 없다는 목표성 여행을 추구한다.


여러 목적지의 핫존을 찍고 경험치를 올리는 듯한

 혹 게임과도 비슷한 여행, 즉 시간을 보낸다. 원하던 원치 않던 이것이 현실이다. 




해외에는 볼게 너무나도 많다. 박물관, 유적지, 해안가에서부터 예술, 건축물 등 우리의 눈을 감탄하게 하는 다양한 볼거리가 존재한다. 이러한 것들을 하루 이틀 사이에 모두 보기에는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해 저녁 늦까지 쉬지 않고 움직이는 강철 다리와 숙련된 포즈와 사진 찍기 기술 그리고

엄청난 열정이 필요하다. 


나의 여행은 하루를 꽉 채워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지금처럼 카페에 앉아 한 시간, 두 시간 

그 나라의 사람들의 몸짓과 의사소통, 그리고 사람 향기에 끌려 아무 생각 없이 창 밖을 바라본다. 

우는 사람, 웃는 사람, 노래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 버스를 기다리면서 책 보는 사람 등

이런저런 사람들을 보는 재미로 그 나를 배워간다. 


우리 개인의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고 값 비싸다. 이 시간에 뭘 해야 할지 생각해보자. 하루 종일 유명한 관광지만 가서 남들처럼 사진을 찍을지 아니면 별거 아니지만 생각을 정리하면서 사람들을 쳐다볼지.




시간을 뺏는 사람들의 종류도 다양하다. 춤, 차력, 악기, 그림, 노래...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

어쩌면 저럴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그들은 창업가이다. 그것도 무자본 창업이다. 사실 큰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지만(가능성도 있다고 생각)

너무나 멋진 사업 아이템을 갖고 있다. 


나는 특히 노래나 잔잔한 음악 연주에 발길이 멈춘다. 

그들이 내 시간을 샀기 때문이다.


유형의 상품이 아닌 무형의 서비스도 아닌

그들의 마음을 판매한다.


그들의 아름다움을 내가 산다. 그들의 열정을 내가 산다. 

그들의 마음을 내가 샀다. 그들이 내 시간을 사 갔다.

이게 여행이다. 많은 곳을 가지 않아도 잔디에 누워 잠을 자도

그들이 내 시간을 사가도 난 이런 여행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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