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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May 07. 2017

싱그러운 녹색의 나라,
아일랜드 IRELAND

Europe Digest

유럽의 서쪽 끝 작은 섬나라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색은 초록입니다.

사계절 푸르름을 간직한 녹색의 땅 아일랜드.

그러나 아일랜드의 초록에는 아직도 마르지 않은 눈물이 남아 있습니다.



아일랜드는 어떤 나라?



아일랜드 섬의 전체 크기는 84,400㎢ 전체 인구 630만

이중 영국에 속하는 북아일랜드가 1만 4천㎢ 인구 170만

이를 제외한 아일랜드의 크기는 7만 282㎢ ,

인구 460만 명으로 통틀어 우리나라 남한 땅에서 섬을 제외한 정도의 크기에 인구는 1/8 수준.

아일랜드의 수도는 더블린 (인구 52만 명 2014년 기준)

영국에 속한 북 아일랜드의 주도는 벨파스트입니다. (인구 30만)

공식 언어는 영어와 게일어를 공용으로 쓰지만 주로 영어를 씁니다.

종교는 가톨릭이 93%로 가톨릭 국가로 분류됩니다.

(영국에 속한 북아일랜드는 개신교가 70%입니다)



한(恨)을 이해하는 푸른 눈,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지정학적인 이유로 유사 이래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습니다. 바이킹 시대에는 북쪽에서, 영국의 세력이 커질 때는 영국의 억압에 시달려 왔습니다.


1800년대 중반엔 감자 마름병이 돌아 전체 인구의 1/4이 굶어 죽는 끔찍한 시련까지 겪었습니다. 이 참혹한 기록을 “아일랜드 대기근”이라 부르지만, 주원인은 영국의 식량 수탈 탓이라 보는 것이 정설입니다. 대기근에 살아남은 사람들 중 1/4도 살길을 찾아 아일랜드를 떠나면서 1900년 초반 아일랜드 전체 인구는 50년 전에 비해 절반이 줄어드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후, 끈질긴 영국과의 협상 결과 1922년 아일랜드는 독립을 맞지만, 북부 지역은 영국령으로 남게 되는 아픔을 또다시 겪게 됩니다. 결과를 수용할 수 없는 IRA(아일랜드 공화국 군)에 의해 유혈 충돌 사태가 북부 지역에서 계속되다 1998년 성 금요일을 기해 서로를 인정하는 협정이 맺어지면서 평화의 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1980년 이후 아일랜드는 경제적인 안정을 되찾으며 유럽의 발전 모범 국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일랜드의 역사는 우리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한(恨)이라는 단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민족이 아일랜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보다 많은 소와 양



아일랜드는 산성이 강한 토지 탓에 경작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대신 국토의 약 75%가 방목지와 목초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덕에 아일랜드는 소가 사람보다 많은 약 700만 마리가 삽니다. 초지 관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방목형 목축업을 하고 있어 어디를 가도 자연과 어우러진 가축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골길을 걷다 만나는 소나 양들은 자연의 일부인 듯 아일랜드의 풍광을 더욱 살찌게 합니다.



믿을 수 없는 일기예보



아일랜드는 북위 51~55도 고위도에 있으나 멕시코 만류의 영향으로 폭염이나 혹한이 드문 온화한 기후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겨울이 더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합니다.)

그러나 일 년 내내 찔끔찔끔 가랑비가 내립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변덕을 부리기 때문에 일기예보는 그냥 참고만 해야 합니다. 도로 하나 사이를 두고 비를 맞는 경우가 다반사며 대부분의 비가 바람을 동반하여 우산이 무용지물 되기에 십상입니다. 이런 날씨 탓에 다양한 색의 변화를 볼 수 있어 여행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아일랜드에서 길을 나설 땐 예비 스웨터와 우비를 별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문학의 나라 아일랜드


아일랜드가 자랑하는 켈스의 서(Book of Kells)가 보관 된 트리니트 대학 도서관


아일랜드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더불어 수난의 역사가 예술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워 준 듯합니다. 작은 나라에서 4명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자 (버나드 쇼, 예이츠, 사뮤엘 베케트, 셰이머스 히니)를 비롯하여 조나단 스위프트, 오스카 와일드, 숀 오케이시, 존 밀링톤 싱, 올리버 골드스미스, 제임스 조이스 등 세계 문학사에 빛나는 수많은 대문호를 배출한 것을 보면 이 기반이 그냥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켈틱 뮤직과 아이리쉬 댄스



특이하게도 아일랜드의 국장은 하프입니다. 국장에 악기를 쓰는 나라가 또 있을까요? 상징적 의미만큼 아일랜드는 어디를 가도 춤과 음악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켈틱 음악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낸 아일랜드 음악은 애잔한 가락과 경쾌한 리듬이 어울려 묘한 매력을 줍니다. 특유의 빠른 탭댄스 역시 아일랜드에서 만날 수 있는 눈요깃거리입니다. 근간 경쾌한 리듬에 아이리시 댄스를 업그레이드한 군무, 리버 댄스를 선보이면서 대단한 히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를 방문한다면 전통음악과 아이리시 댄스를 함께 공연하는 공연장을 찾아보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자연도 아름답지만 독특한 음악과 춤이 있어 다시 가고 싶어 지는 곳입니다.



"오! 대니 보이"의 본 고장과 진실



아, 목동들의 피리 소리들은 산골짝마다 울려 퍼지고
여름은 가고 꽃은 떨어지니 너도 가고 나 또한 가야지.
저 들판엔 푸름이 가시고 산골짝마다 눈이 덮여도
나 항상 오래 여기 살리라 아, 목동아 아, 목동아 내 사랑아.


너무나 익숙한 아일랜드 민요 “오 대니 보이”는 가사만큼이나 가락도 애절합니다. 전쟁터에 아들을 보내는 부모의 심정, 대기근 이후 삶의 터전을 찾아 고향을 떠나는 이민자를 보는 아픔이 이 노래 속에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노래의 진실은….


위키 백과에서 "오! 대니 보이"에 관해 이렇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흔히 “오! 대니 보이”를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고전 포크송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가락만 아일랜드, 그것도 북아일랜드 런던데리 곡이고 가사는 100% 잉글랜드 가사이다. 그러나 아일랜드계 미국인들과 캐나다인들 사이에서 널리 불리는 관계로 다른 나라에 마치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고전 포크송인 것처럼 알려졌다. 아일랜드와의 연관성은 가락이 북아일랜드 가락이라는 것과 아일랜드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널리 불린다는 것뿐이다. 이 곡을 지은 사람은 영국인이다. 잉글랜드는 800년간 아일랜드를 지배해 왔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대니 보이는 아리랑에 일본인이 가사를 붙인 곡인 셈이다. 따라서 아일랜드의 포크 가수들은 이 대니 보이를 잘 부르지 않는다.


이 사실을 아는 아일랜드 사람들은 대니 보이를 잘 부르지 않습니다.



아일랜드가 자랑하는 자연경관 BIG 2!


아일랜드는 자기들의 땅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는 특별히 자랑할 곳이 없다. 전체가 특별하여 무엇이 더 나은지 구분할 수 없으니까.”

겸손이 지나쳐 하늘을 찌릅니다. 어떤 계절, 어디를 가도 기본 이상은 보여주는 초록의 나라 아일랜드니까 가능한 자랑 아닐까요?

그래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이언트 코츠웨이”와 “클리프 모허” 소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자이언트 코츠웨이는 육각형 돌기둥이 무더기로 있는 제주도 주상절리의 확대판입니다. 몇 배 확대를 한 것이 아니라 엄청난 규모로 확대되었다는 것만 다를 뿐….

사실 자이언트 코츠웨이 자체보다 그곳으로 가는 길과 주변 경관이 더 멋집니다.

아일랜드는 항상 이런 식입니다.


자이안트 코츠웨이 풍경


클리프 모허 역시 아일랜드 해안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절벽 풍경입니다. 다만 그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는 것만 다를 뿐…. 이곳 역시 가는 길과 주변 풍경이 메인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그러니 아일랜드에서 특별히 내세울 무언가가 없다는 말은 당연합니다.


아일랜드를 돌아보면 왠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언젠가 와 본 듯 아련하게 떠오르는 그 무엇…. 아하! 그게 바로 우리의 제주도입니다. 머나먼 서양의 끝에서 내 땅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것은 참 묘한 경험입니다. 신기하게 아일랜드는 우리 제주도와 너무 많이 닮아있습니다.


목장도 있고, 주상절리도 있고, 성산 일출봉도 있고, 서귀포도 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다만, 아일랜드는 제주도보다 몇십 배 더 넓고, 더 조용하며 더 평화롭습니다.


클리프 모허



빼놓으면 안 될 핫스팟 Pub!


더블린에서 가장 유명한 펍 "템플바"


아일랜드 여행에서 펍을 뺀다면 알코올 없는 노래방 맥주를 마신 것과 같습니다. 당연히 아일랜드인의 술 소비량은 세계 최상위를 놓치지 않습니다. 펍은 단순한 술집의 개념이 아닙니다. 쉼터며 문화공간이고 소통하고 만나는 장소입니다. 앞에서 말한 아이리시 전통음악과 춤도 이곳에서라면 쉬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더블린은 다양한 펍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템플바 지역이 있어 관광명소로 유명하지만, 이곳이 아니라도 어디든 펍은 있습니다. 도시는 도시대로 시골은 시골대로 나름의 특징이 있기에 어떤 펍을 찾더라도 이야깃거리는 늘 존재합니다. 한가한 저녁나절 떠들썩한 펍에서 기네스 흑맥주 한 잔 기울이다 보면 아일랜드가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될 겁니다.



아일랜드와 기네스 맥주


기네스는 아일랜드가 자랑하는 맥주 회사입니다. 세계의 진기록을 모아두는 기네스북을 출간하고 관리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더블린에 가면 이 회사 공장을 견학할 수 있습니다. 비싼 입장료를 낸다는 점이 함정이지만 지불한 비용 이상 볼거리가 함께 따라오는 미덕도 있습니다. 며칠 전 기네스 맥주 공장 투어를 소개한 글이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

https://brunch.co.kr/@utbia/123



초록만 아는 나라 아일랜드


아일랜드 사람들의 초록 사랑이 얼마나 지대한지 기념품 점에 가보면 압니다. 세상에 색깔은 초록만 있는 줄 아는 사람들... 초록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나라가 또 있을 까요? 싱그러운 녹색이 예쁘다는 걸 아일랜드에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여행 TIP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볼거리

1. 자이언트 코츠웨이 + 벨파스트 (북부지역)

2. 더블린 (동부지역)

3. 골웨이 + 클리프 모허 (서부지역)

4. 코크 + 코브 (남부지역)


지역 간 이동 거리 및 소요시간

벨파스트 - 코츠웨이 100Km (1:30분)

더블린 - 벨파스트 170Km (2:00분)

더블린 - 골웨이 200Km (2:30분)

더블린 - 코크 250Km (3:00)

골웨이 - 코크 200Km (2:30분)


아일랜드 투어 일정 (기본)

1일 차 : (항공편) 벨파스트 도착

2일 차 : 자이언트 코츠웨이 지역 투어

3일 차 : 더블린 이동 후 오후 더블린 투어

4일 차 : 오전 : 더블린 오후 : 골웨이 이동 후 투어

5일 차 : 클리프 모허 투어

6일 차 : 코크로 이동 후 코크 투어

7일 차 : 코크 출발 (항공 이동)


※ 아일랜드 투어는 위를 기본으로 하여 무한 변형 가능합니다. 첫 입국 지를 벨파스트로 정하기 어렵다면 데리로 들어가는 것이 더 좋고,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더블린으로 들어가 벨파스트와 자이언트 코츠웨이 지역을 1일 투어로 진행하여도 전혀 문제없을 만큼 이동이 간편합니다. 출국지 역시 코크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선택해도 3시간 정도 이동 거리를 늘리면 되기 때문에 투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고로, 항공 기착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여 동선 짜는 데는 어려움이 없는 아주 편한 여행지입니다.


골웨이 풍경 (상, 하)
더블린 (사진 상, 하)


아일랜드 체감 물가

영국과 아일랜드를 동시에 여행하며 느낀 체감 물가는 유로를 사용하는 아일랜드가 유로 약세의 영향으로 파운드를 쓰는 영국에 비해 많이 저렴한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필품, 서비스 요금 등의 물가는 프랑스, 독일을 여행할 때와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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