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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Dec 01. 2017

일상의 맛

-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맛


살다보면 어느 날은 솜사탕처럼 달달하다가도 어느 날은 한약처럼 너무나도 써서 뱉어버리고 싶은 날이 있다.

어떤 때는 혼자 먹는 밥처럼 적막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맛집이라고 찾아간 번잡한 식당에서 먹는 밥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을 때가 있고.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원치 않는 음식을 먹게 되는 것처럼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생기는가 하면, 낯선 여행지에서 새로운 음식을 과감히 체험해보는 것처럼 살면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도 마다 않고 도전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늘 같을 수는 없는 일상, 하루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까. 돈 같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일생을 즐기고 싶다 외치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발목을 잡고 이런 저런 굴레로 인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아갈 일이 막막함을 느낄 때면 어느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대사를 떠올다. 많이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어줘서 고맙다고, 어떤 일이라도 받아들일 근성이 있다면 살아가는 것이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그래서 마음을 달리 먹어보기로 했다.

‘일상이 우리를 지치게 만들지만 우리가 위로 받는 곳도 결국은 일상이다.’라고 했던 어느 책** 속 구절처럼 고단한 일상 속에 지나쳐버린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기로, 기운내서 다시 살아보기로. 위로가 되어주는 것들과 함께 말이다.

잠시 잊고 있었나보다.

힘들고 지칠 때 입맛 당기는 맛있는 음식이 위로가 되어주고,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달기도 쓰기도 한 소주 한 잔이

하루의 고됨을 덜어주는 것을.

때론 진한 블랙커피 한 잔이, 부드러운 라떼 한 잔이

휴식이 되어주는 것을.

우연히 읽게 된 책 한 권이, 영화가 그리고 내 곁에 있는 당신이 힘든 일상을 다독여주기도 하는 것을.

 책이 누군가에게,

무심코 집어 들었을 때 의외의 맛을 주는 음식처럼 무심코 읽어 내려갈 때 의외의 발견에 기쁨을 주는 그런 책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 하루는,

무심한 듯 살아갈 때 의외의 즐거움과 행복이 찾아오는 그런 일상이었으면...

                                                


* 사토 토야 연출, 키자라 이즈미 각본의 10부작 일본 드라마 《수박》


** 서영식, 《툭하면 인생은》


행복은 현재와 관련되어 있다. 목적지에 닿아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 앤드류 매튜스


《일상의 맛》 (표지 디자인 -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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