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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f Merak Dec 04. 2019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인사'

일상이 행복해 지는 인사 '안녕하세요~'




‘묘경아, 인사해야지~’


딸아이는 아빠의 잔소리가 매번 싫습니다. 식당에 가서도, 빵집에 가서도 심지어는 편의점에서도 인사를 강요하는 아빠가 밉습니다. 아니 아빠의 잔소리가 싫은 것이지요. 조금은 내성적인 딸아이가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내심 불편했었나 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빠는 ‘인사’를 연신 강조합니다. 때론 강요했구요.     




아빠의 인사 강요는 ‘빠빠’, ‘엄마’, ‘맘마’, ‘아빠’를 말하게 되었을 때부터인가 봅니다. 


‘안냐세요~’, ‘안냐세요~’ 발음도 정확하지 않은 딸아이는 ‘하기 싫은’ 인사를 계속하게 됩니다. 물론 아빠의 잔소리 덕분이지요.     


아이는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초등학생이 되었고, ‘안녕하세요~’ 인사는 딸아이에게 습관처럼 배어들었지요. 그러던 어느날이었나 봅니다. 여느 때처럼 학교를 마친 초등학교 1학년생 꼬꼬마 숙녀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편의점에서 딱 하루용돈만큼의 과자를 집어듭니다. 계산을 하고 아이들과 편의점을 나서는데, 편의점 아주머니가 묘경이만 따로 부릅니다.     


“너는 어쩜 그렇게 인사를 잘하니? 아줌마는 널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야” 하시며 과자 하나를 선물로 주십니다.     


그날 저녁,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엄마에게 자랑자랑 하던 딸아이는 무척이나 신나보였습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편의점 아주머니에게 받은 선물보다 아이들이 그런 묘경이를 부러워한 것에 대한 우쭐함이었나 봅니다.     


네, 맞습니다. 딸아이는 그날 이후부터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다고 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더군요. 다만 ‘인사를 하면 선물을 받을 수 있어’ 라는 기대심이 아니라 ‘인사를 하면 나도 행복해 지고, 인사 받는 사람도 행복해 질 수 있어’ 하는 중요한 진리를 몸소 깨우쳤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사에 대한 아빠의 잔소리는 없어 졌냐구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나를 터득한 것이 기특해서 둘, 셋을 알려주려고 더욱더 긁어댔지요. 아빠는 원래 그런 사람들이니까요. 


어느덧 고등학교 졸업을 두어 달 남겨놓은 묘경이, 그런 딸아이에게 전하는 아빠의 잔소리는..     


“인사란 참 중요한 거야 묘경아. ‘안녕하세요~’가 인사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란다. 음식을 앞에 두고서는 ‘잘 먹겠습니다’. 고마우면 ‘감사합니다’. 미안할 때엔 ‘죄송합니다’. 속상하면 ‘내가 너 때문에 미치겠어’라고 말하는 것도 인사라고 할 수 있어. 그렇게 인사는 마음을 전하는 것이란다.”     


딸아이는 이미 우리 아파트 단지나 아빠 엄마의 지인들에게서 ‘인사 잘하는 예의바른 아이’로 평이 꽤나 좋습니다. 딸아이는 아빠의 잔소리가 무색할 만큼 ‘인사’를 그 이상으로 잘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아빠, 그러지 좀 마! 내가 아빠를 귀찮게 하면 아빠는 좋겠어?” 묘경이는 여전히 인사를 잘합니다. ‘내가 아빠 때문에 미치겠어!’라고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인사 잘하는 딸아이. 부럽지요? 그런데 제 글을 읽고 당신의 아들래미나 딸아이에게 인사를 강요할 생각일랑은 애초에 접어 두십시오. 아빠 그리고 엄마가 되어서 가장 나쁜 짓은 자신은 하지 못할 일을 자녀에게 시키는 것입니다. 묘경이가 인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엄마와 아빠가 평소에 인사를 잘했기 때문입니다. 딸아이는 그런 엄마 아빠를 보며 인사를 잘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해서 제가 당신에게 드리는 인사입니다.     


“안녕하세요? 못난 제 글이지만 당신에게만은 행복을 안겨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가 당신에게 이러했듯 당신도 누군가에게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사람이기를 희망합니다. 그렇게 당신도, 그 누군가도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정후니는 똘똘이를.. 그런 똘똘이는 묘경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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