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f Merak Dec 11. 2019

“내 똥냄새는 초코렛 냄새라구!”

일상이 행복해 지는 인사 ‘안녕하세요~’




“묘경이 응가 잘했어? 으이~ 냄새~”     


대여섯 살 묘경이가 응가를 하자 엄마는 딸아이 똥꼬를 닦아 줍니다. 그런데 응가 냄새가 지독했던지 엄마가 코를 막아버리네요. 그 모습에 씩씩 거리는 묘경이.     


“할머니는 내 똥냄새가 초코렛 냄새라고 했는데 엄마는 왜 그래! 내 똥냄새는 초코렛 냄새라구! 얼마나 달콤한대!!”     


승질은.. 승질은.. ^^     




그랬었네요.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 때문에 묘경이는 세상에 나와 대여섯 살 될 때까지 덕금이 할머니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이런저런 이유로 할머니와 떨어져 살게 된 딸아이는 언제나 ‘오냐~오냐~’, ‘예뻐라~ 예뻐라’ 하던 할머니가 많이도 그리웠었나 봐요. 엄마의 잔소리가 낯설었던 게지요.      


할머니는 입버릇처럼 ‘우리 각하님’, ‘매이(묘경이 발음이 잘 안되셨나?) 똥냄새는 쪼꼴레뜨 냄새~’ 하셨는데, 그런 할머니에 비해 엄마는.. 잔소리는.. 에휴~~     


열아홉 살 묘경이, 그 넘치는 자존감은 바로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거에요. 할머니는 딸아이에게 지금껏 단 한 번도 화를 내신 적이 없거든요. ‘네가 최고야’, ‘항상 너를 응원해’ 그 마음만 전달해 주셨어요. 오늘 아침에도.     


한의원에서 근무할 때 보면 그런 할머니들도 가끔 있었거든요. 당신의 손자 손녀들에게 화를 내고 심지어 손찌검까지 하던 할머니도 있었어요. 그럴 때 마다 덕금이 할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사함을 느꼈었지요.      


네, 헌신적인 사랑. 그 마음을 전하는 인사가 무척 중요합니다. 물론 훈육의 순간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온전히 사랑만 해주는 커다란 나무 같은 마음도 필요하더군요. ‘네 똥냄새가 무척 향기롭구나~’ 하면서 말이지요.     




해서 덕금이 할머니에게 여쭈었습니다.     


“엄마, 엄마는 묘경이 한 대도 안 때렸잖아. 근데 나는 어릴적에 왜 그렇게 때렸어? 그 나무빗자루로 왜 그렇게 때렸던 거야? 응?”     


“지미씨불눔아 니가 하도 말썽을 부려싸니 그라제~”


덕금이 할머니와 꼬꼬마 묘경이.. 할머니의 그 헌신적인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빈집에.. “다녀왔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