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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경 Jun 29. 2024

"목차가 넘나 매력 있다"

[신간이 나올 때까지] PDF 파일을 받다

한달에 한번 부서장들이 모인다.

2시간 빡센 회의가 끝나면 밥을 먹는다.

본부장 취임 이후의 루틴이다.


이 회식에 스며들 때가 있는가 하면

겉돌 때가 있다. 오늘이 그랬다.


아무리 경청을 하려고 해도 집중이 되지 않고

가뜩이나 시끄러운데 목소리 하나 더 보태고 싶지 않고 대화에 끼지 못하니 재미없다. 리 큰아이 말마따나 "집 가고 싶다."


비교적 가볍게 1차가 끝났다.

이렇게 끝날 하루가 아닌데...


나 사실 오늘 기분 좀 좋았는데...

왜? 교정지를 받았거든요.

살짝. 설렜자나.


오후 2시.

나의 편집자님을 만났다.


스타벅스 신메뉴 복숭아아이스티를 주문했는데 5900원이었나. 헐이다. 회사 지하 카페 복숭아아이스티가 더 맛있다. 거긴 3000원. 자릿값 셈치자.

내 책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의 목차.

오전에 PDF 파일을 미리 받았다. 교정지라고만 생각했는데 편집본이다. 깔끔 그 자체. 일 잘하시네. 디자이너 솜씨란다. 그래도 디자이너 보는 안목은 또 편집자님이시니까... 둘 다  하시는 걸로. ^^


"아니 디자이너가 이렇게 목차 정리를 잘 해요... 내용 정리를 어쩜 이렇게 잘... 엄청 똑 떨어지고 깔끔해요."

"(의아한 눈빛으로) 원고 주신 대로 했을 텐데... 그거 디자이너가 한 게 아니고 기자님이 주신 원고 그대로예요."

"헛. 그런가요?"


10년 전 일은 그렇게도 잘만 기억하더니 달 전 보낸 원고 내용은 왜 기억을 못 하니(결국 내가 잘했다는 이야길 저렇게 대놓고 한 꼴이라니. 옴마야. 부끄러버. 이불킥이불킥).


이 이야길 출판사에서 일하는 엠마에게 하소연했더니 돌아온 말.


"간과 일에 쫓기면 뭐 비일비재한 일. 책만 잘 나가면 누가 했든 뭐가 중한가요.. ㅋㅋ"


허허허. 그래 그렇지. 책만 잘 나가면 암씨롱도 안허지. 그래도 수확이라면 "언니! 목차가 너무 매력 있다"라는 칭찬을 들은 것. 창피한 거 잊고 그냥 신난다.


그나저나  출간 시계가 예상보다 빨라졌다. 프롤로그 써야 한다. 제목 정했고 표지 발주했으니 열흘 뒤면 책꼴을 얼추 갖추겠네. 목표는 7말8초. 딱 한 달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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