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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경 Oct 18. 2024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제목이 먼저다

[독자에게 물었어] 30년 넘은 절친이 <이런 제목 어때요?> 읽은 소감

안녕.

<이런 제목 어때요?>를 내고 '독자에게 물었어'를 쓰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

인맥 총동원 홍보 전략 같은. ㅎㅎ 사실 맞아.

그렇게라도 이 책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도 사실이고.

이렇게라도 알릴 수 있으면 좋은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알리는 것만큼 내 책을 읽고 든 생각을 직접 듣는 과정에서 오는 기쁨도 크더라.

이미 한번 말했지만, 책을 낸 혹은 낼 예정이라면, 저작권료 그런 거 없으니 꼭 한번 따라 해보기 바라.

한 번만 하는 사람은 없을 걸? 왜? 재밌으니까.


이번 독자는 내 친구야.

우리는 열세 살에 6학년 8반 교실에서 만났어. 담임 선생님은 권영석. 이 이름 석자를 아직도 기억해. ^^

일 년 내내 붙어다니다가 절교했어. 중학교 때 학교에서 마주쳐도 데면데면했지.

그러다 무슨 이유였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절교한 이유는 기억남. 참 유치 찬란한 시절이었다 ㅎㅎ)

화해했어. 고등학교는 각자 다른 학교로 진학했는데 가끔씩 편지를 주고받았고...

대학 이후 지금까지,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사는 동안

무려 한동네에서 사는 '찐친'이 되었어.


작년 가을 화담숲에서. 친구와.

어느 날, 여권을 보니...

남편과 다닌 횟수보다 이 친구랑 다닌 여행이 더 많더라.


질문 리스트를 보냈더니, 귀찮은 거 싫어하는 친구가 이러더라.


"말로 하자."


그래서 이번에는 녹취 버전이야. 내 친구의 고운 목소리를 들려주지 못하는 게 아쉽네.


"책 읽은 지 좀 되어서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런 거였어.
"제목부터 시작이다."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제목이 먼저다."


오, 친구 제법 멋진 문장인데? 계속 들어보자.


Instagram도 제목부터 보고 들어가게 되잖아. 내 글이나 사진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제목이 필요하니까, 이 책이 도움 되겠지. 일반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냥 인스타나 블로그 쓰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했어.


내 친구는 글은 안 쓰지만 인스타그램은 해. 글보다는 영상을 많이 찍어. 내 책 읽고 제목 영감 많이 받아서 팔로워도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귀찮다는 말 입에 달고 사는 친구지만 누구보다 열정이 많은 친구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쓸 수 있어서 좋았어.


사실 이야기가 더 있었는데... 6학년 때 담임 선생님 이름은 기억나는데 이런 건 기억이 또 안 나네. 저 말들은 기억 안 날까 봐 내가 급하게 녹음했던 거 듣고 녹취 푼 건데... 친구의 주옥 같은, 핵심이 담긴 이 말이라도 건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어.


끝으로 거기 오늘 날씨는 어땠어?

우리 동네는 장마철 같이 비가 오더라.


카페 이름은 가렸어. ㅎㅎ

그런데 어쩐 일인지 집앞 단골 카페에서

비 온다고 커피를 10% 할인해 준다기에...

한번도 이런 걸 하지 않았는데...


귀찮음을 이기고 비를 뚫고 가서(사실 몇 걸음 안 되는 가까운 거리지만) 라테를 시켰는데... 정상 가격 그대로 받으시는 거야. 용기를 내어 말했어.


"어, 할인 된다는 알람 받았는데... ^^"

"아, 그건 만 원 이상 주문 하시면..."

"아, 그랬어요... 만 원...."


아, 나도 이렇게 낚이는구나. 그래도 오랜만에 먹은 커피, 맛은 좋았어... 정말이야............. 그리고 이 집은 쫀득한 쿠키가 진짜 예술이야...




쿠키랑 커피랑 이 책이랑 있으면,

정말 좋은 가을일 거야. 잊지 못할 가을이겠지.


http://aladin.kr/p/Oq6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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