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서평] <습관의 말들> 작가가 본 <이런 제목 어때요?>
그렇게 2021년 9월에 시작된 '마감재미'는 한동안 마감도 잘 지키고 줌 화상 채팅으로 의견도 나누었다. 서로의 투고 도전이나 브런치스토리 오픈도 응원하며 잘 운영이 되었으나 이 글의 첫 문장을 "글쓰기 모임이 있었다"라고 과거형으로 썼듯, 그야말로 과거의 일이 되었다. '2022년 8월 21일(일)_글만 마감(모임 없음)', '8월 28일(일)_밤 10시 모임'이라는 마지막 단톡방 공지만 붙은 채 '마감재미'는 죽고 단톡방만 살아 있다.
그 비운의 글쓰기 모임의 훈장 같은 일이라면, 그나마 '마감재미'가 죽지 않고 살아 있던 2021년 12월에 멤버 중 한 명의 책이 출간된 일이었다. 그 겨울에 우리는 서울까지 올라가 사인도 받고 축하의 말도 나누며 엄청 웃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최은경 작가가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오마이북, 2021)을 출간했을 때의 일이다.
이후 마감도 지켜지지 않고 곤장을 맞지도 않으며 적막해진 '마감 재미' 단톡방은 간혹 안부를 묻는 정도로 그 용도가 전락(?)했다. 그런데 2024년, 지난여름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
대구의 그림책방 hogo 주인장 이수영 작가의 <마음은 어디에>(그림책공작소, 2024)가 7월에, 편집기자 최은경 작가의 <이런 제목 어때요?>(루아크, 2024)가 8월에 연이어 출간된 것. 그렇다. 적어도 세 명 중 두 명이 꾸준히 글을 썼고 결실을 본 것. 지금 이 기사를 쓰고 있는 1인, 나를 제외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아홉 살에 교토의 선종 사원에 맡겨져 생활하며 자연스레 요리를 배운 중년의 소설가가 가루이자와의 산장에서 직접 농사짓고 살며 십 대 때 배운 요리를 재연한 열두 달의 기록. 밭에서 기른 제철 식재료를 정성껏 조리해 계절의 맛을 담고, 검소하고 소박하게 상을 차리는 게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