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는 시간
1. '오늘' 대신 '내일'만 사는 대한민국 - 한국경제, 안재석 칼럼
불안은 성장의 동력이다. 그 힘으로 한강에다 기적을 일궜다. 지금은? 지나치다. 그것도 아주 많이. 불안이 커져서 성장을 잡아먹을 태세다. 동네 카페 사장님이 벽 한쪽에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티베트 속담)'라고 써 붙여 놓을 정도로 모든 이가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 배달민족 전체가 오늘을 온전히 살아내지 못하고, 내일에만 매달리기 때문은 아닐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4863233?sid=110
2. [일사일언] 이번 생은 정말 망했을까? - 조선일보, 안광복 교사
아리스토텔레스는 “한 마리 제비가 왔다 해서 봄이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좋은 삶을 살고 싶다면 훌륭한 생활 습관이 몸에 배도록 노력하라는 뜻이다. 눈앞의 현실이 답답하고 처지가 절박할수록, 빠른 성공을 속삭이는 유혹과 편법에 끌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삶을 구원하는 힘은 ‘마땅히 겪어야 할 고통’을 ‘마땅한 방식’으로 이겨내면서 자라난다. 신기루 같은 정보에 휘둘리며 대박의 꿈을 꾸는 이들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773203?sid=110
일상에 치이다보면 현재의 내 처지나 위상이 어떤지를 고민할 시간이 없다. 쉬마렵다는 둘째 아이를 들쳐업고 화장실로 달려가야하고, 숙제를 못했다는 첫째 아이를 앉혀놓고 숙제를 시켜야 한다. 당장 눈 앞에 놓여진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해지기 마련이다. 산처럼 쌓인 일상의 숙제들을 간신히 마쳐놓고나면 밤이 되고, 잠을 잔다. 출산율이 심각해서 어쩄다는건지. 저출산이 심각하다는데 왜 어린이집에는 자리가 없고, 방학특강은 방학 시작하기 두달 전에 마감이 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뉴스와 기사에 보이는 내용과, 내 앞에, 내 옆에 있는 현실 사이의 간극. 그 부조리함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빠르게 달려나간다.
그렇게 모든게 빠르게 달려나간다. 저출산으로 인한 고민은 정작 애를 낳아야 할 평범한 부부나 결혼을 앞둔 개인의 것이 아니고, 나라의.. 그러니까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이 풀기 어려운 숙제다. 그들은 먼 훗날의 통계를 굴려봤더니 이렇게 인구가 줄더라, 이렇게 부양 의무가 늘더라. 하는 예측치와 싸운다. 그 예측치에 따라 '저출산'이 문제로 대두되면 그 '저출산'이라는 말을 해결하기 위한 '말'들을 만든다. 그럴싸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면 거기서 끝이다. 정부의 정책은 결코 '예상 결과 수치'를 발표하는 법이 없다. 기업이 매 분기마다 발표하는 이런 이런 것을 했더니, 얼마 얼마의 영업이익이 나더라. 와 같은 형태가 아니다. 기업에서 철저히 관리하는 중장기 계획같은것은... 나라에는 없는 것 같다. 맨 위 칼럼처럼 실체없는 '내일'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