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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a Mar 31. 2016

홀로 여행 하기

고독 그리고 자유로움

"혼자 있는 시간의 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책들에는 고독의 코드들이 종종 보인다.

이번 여행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혼자의 여행으로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으로 가는 여행에 겁이 났던 쫄보는 같이 교환학생을 갈 친구와 동행하기로 했었지만, 친구의 도중하차에 정말 아뿔싸였다.

그렇지만 여행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이었고, 뭔가 놓치기 싫었다.

결국 쫄보는 혼자 스페인, 포르투갈을 여행하게 된다.


그런데 여행이란 거, 남들 다녀온 사진 보고 가이드 북을 볼 때는 항상 즐거운 걸로만 보였는데 혼자 하는 여행을 하면서 지독하게도 외로웠다.

둘째 날이 되자 이 정도면 유럽 구경은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근데 또 궁금하긴 하다.

그래서 나가서 뒤적뒤적 구경하다가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구경을 하다가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새 흥미롭다가 신기하다가 다양한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그러다 아, 이래서 여행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느끼기에 혼자서 하는 여행은 최고였다.

만약, 내가 딸에게 여행을 추천해준다면 어찌 되었든 홀로 하는 여행을 추천하겠다.



최상의 여행은 혼자 하는 여행이다. 보고 조사하고 평가하기 위해 여행자는 홀로여야 하고 또 홀가분해야 한다. 여행자에게 타인은 방해가 될 수 있다. 타인은 자신의 두서없는 인상들을 여행자에게 밀어 넣기 때문이다. 말동무가 될 만한 사암들은 여행자의 견해에 방해가 될 것이다. 반면에 지루한 사람들은 "이것 봐, 비가 내리네" 또는 "여기 나무가 굉장히 많은데" 같은 허튼소리오 침묵을 망치고 주의를 흩뜨릴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곁에 있으면 사물을 분명히 보고 똑바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다소 진부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에 비추어 특별하고 흥미로운 비전을 포착하기 위한 고독의 투명함이다.


루이스 세풀베다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열차》


혼자 하는 여행은 자유로움,

고독의 대명사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언제 어느 때고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었다.

머물고 싶은 곳에서는 두세 시간 풀밭에 드러누워 잠을 자고, 야간 버스를 탄 날은 맨 얼굴에 씻지 않아도 어디 하나 얽매일 것 없었다.

세풀베다의 글에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특히 내가 보고 듣는 것들에서 느끼는 것들이 특별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다. 진부하더라도 자신의 감정과, 자신만의 느낌이다.


요즘은 변화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단체, 국가, 어울림이 많이 강조가 된다.

학생 때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만 가도 협동심이라는 단어는 참 자주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혼자가 되는 것을 더 어려워하는 것 같다. 쇼핑을 가도 같이 가는 것이 즐거운 것보다 혼자 가는 것이 두려워 같이 가는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정말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여행지에서 새로운 것들을 느끼고 싶다면 혼자 하는 여행은 최적화되어있다.

사회적 관계로 엮여있는 인생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인생에서 한 번 정도는 정말 철저하게 혼자가 되어보는 것, 아마 여행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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