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간단분석
저는 국내 3대 핀테크라고 불리는 네이버, 카카오, 토스를 모두 쓰는 회원입니다만..
주로 쓰는 것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뱅크입니다.
네이버를 쓰는 이유는 포인트를 많이 줘서, 카카오뱅크는 편리함 때문입니다.
재무제표 분석한다믄서 왜 이 이상한 소리를 하냐면요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아직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올 하반기 오픈 예정인 토스뱅크와 지금 열심히 가입자 모으고 있는 토스증권 등을 합산한
2022년 정도의 실적을 봐야 전체적인 그림을 확인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재무제표를 봐야 하는 이유는 현재와 과거의 모습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재무제표로 미래를 살짝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재무제표의 매출액이 2천억이나 차이나는 이유는 2020년 8월에 토스가 LG Uplus의 PG사업부를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PG사업이란 온라인 결제 서비스로 약간의 수수료를 받는 업체라고 보시면 될텐데요, 2020년 재무제표는 인수 후 5개월 정도 만큼만의 실적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분석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토스 only 실적이 반영된 개별재무제표를 보는게 덜 헷갈릴 것 같습니다.
특히 적자폭의 감소는 이미 예견되었던 결과인데요. 2019년 말에 우리나라에 '오픈뱅킹' 이 도입되면서, 타금융기관에 대한 송금수수료가 거의 5~10%수준으로 감소합니다. '송금'이 주요서비스인 토스에게 송금 수수료가 저렴해진것은 엄청난 사건이죠? 그래서 저는 2020년에 토스에게 엄청난 이익이 생길 줄만 알았았습니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2/02/2020120200439.html
토스는 본인이 '주인'으로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별로 없습니다. 카드 중개, 보험 중개, 대출 중개 등 현재까지는 주요 서비스의 주인이 아닌 중개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별다른 비용 없이 단순 중개만 하면 이익률이 더 높을 수도 있는 데.. 광고도 많이 하고, 포인트 등을 지급하는 이벤트 등 고객확보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의 구조에서는 큰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금액의 합계는 2020년에 약 1,260억원인데요 전기대비 약 574억을 절감한 이유는 송금수수료 절감과 광고비 감소 덕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송금수수료가 극단적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지급수수료가 많이 안줄어 보입니다. 그만큼 고객유치를 위해 뭔가 쓰는 돈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이지 않을까요?
두말할 것 없이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일 것입니다.
토스같은 서비스는 무조건 활성사용자를 많이 많이 모으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일 것인데요, 토스와 같은 핀테크 기업의 MAU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숫자가 뭔지 아시나요?
바로 재무상태표의 예수금(부채)입니다.
서비스를 받기 위해 고객이 넣어놓은 충전금 등을 회계에서는 예수금이라고 표현하는 데요
당연히 고객의 수에 비례해서 증가하겠죠?
이 숫자가 2019년말 1,361억원 대비 2020년말에 1,319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습니다.
참고로 2018년에 이 숫자가 586억원이였습니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2020년에는 가입자 수가 다소 정체되었구나, 라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토스와 사업이 가장 비슷한 카카오페이 재무제표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총급여 465억원으로 약 401억원의 토스보다 약 15~20% 큰 조직이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요, 매출액 2,456억원(성장률 74%), 영업손실 55억원(매출액대비 2.3%), 예수금 잔액 약 3,020억원입니다.
매출 규모와 성장률 측면, 예수금 잔액 등을 볼때 대략 50~100% 정도의 영업규모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현재까지는 좀 벌어지고 있는 추세 같구요.
카카오뱅크도 예수금 잔액 측면에서는 전기 대비 큰 변동이 없는 것을 보면, 송금서비스 면에서는 국내에서 가입자 수가 거의 MAX에 가까워졌다고 봐야 할 것 같고, 이제 사업화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주요 관점이 될 것 같습니다.
토스뱅크가 20조 밸류의 카카오뱅크2가 될지, 출구가 잘 안보이는 케이뱅크2가 될지가 토스에게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아니면 현재의 은행시스템 처럼 인터넷 은행도 몇개의 주요 은행이 비슷한 규모의 과점체제를 유지하는 모양이 될 수도 있습니다. 토스가 바라는 그림은 아마 그런거겠죠?
관건은 제가 첫 문단에 적은 것처럼, 토스만의 무언가를 보여줘야할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쇼핑과 콘텐츠 때문에 네이버를 쓰다보니 네이버페이를 쓰고, 카카오톡과 연계된 혁신적인 UI/UX가 있어서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쓰듯이. 토스도 그들만의 무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마 그 무기 중에 하나는 압도적인 편의성일 것이구요, 우리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커머스 등)와의 제휴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뭐가될지 모르겠지만.. 잘 되면 카카오 네이버 등과 나란히 걸을 수 있을 것이며, 안되면 정말 죽도밥도 안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전(前)자의 상황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압도적인 편의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경험을 만들어나갈 핀테크사들이 서로 경쟁하며 win-win하는 구조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그것이 소비자에게는 유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