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른 사람에게 귀 기울인다는 것

명상과 잘 듣는 것의 공통점

by 최예지

나는 명상을 제대로 배우거나 공부한 건 아니지만 매일 아침 5분씩 명상을 한다.

명상을 할 때 모든 시간 다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짧은 순간 '지금'에 집중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때는 세상에 나 혼자만 남아있거나 혹은 내가 세상으로부터 홀로 있는 느낌이 든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느낌은 몰입과 비슷하지만 좀 더 명료한 느낌이 있다.


명상과 비슷하게 현재에 집중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또 있다.

바로 다른 사람에게 귀 기울일 때이다.

나는 주로 회사에서 다른 사람에게 귀 기울이는 편이다.

귀 기울인다는 것은 듣는 비중이 높다는 것과는 다르다.

다른 사람이 이야기할 때 이 세상에 그 사람과 나, 둘만 있는 것처럼 집중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파악하고 그것을 진심으로 듣는 것에 가깝다.

이것은 스킬과는 또 다르다. 스킬이 부족해도 진심으로 듣는다면 상대방은 알아차릴 수 있다.


취미로 시작한 오케스트라 연습 때도 상황은 다르지만 같은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오케스트라 합주 때는 다른 연주자들이 어떤 속도로 나아가고 있는지,

어떤 음을 어떻게 연주하는지 듣고 함께 하나 되기 위해 나를 맞추는 것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결국 어느 것 혹은 누군가에게 집중한다는 것은

그 대상과 나만 남은 듯한 느낌을 받는 것 혹은 그 대상만이 이 세상 전부인 것처럼 느끼는 것인 것 같다.

명상을 할 때는 내가, 회사에서는 팀원들이, 오케스트라 합주 때에는 다른 연주자들이 그 대상이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상의 무게를 덜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