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명에 대하여
어릴 때부터 쭈욱 드러내오던 좌우명이 하나 있다.
머리보다는 심장이 되리라
리더십보다는 완장으로 나타나는 머리보다는 어디서든 꼭 필요한 사람이자 핵심 엔진이 되어서 살아남겠다던 나의 다짐이었다.
이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조장이나 회장에 욕심내지 않고 총무나 2인자를 자처했던 오랜 생각이다. 하지만 단 한번도 이 위치는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리더의 방향성을 믿고 애써주는 역할은 그 어떤 때보다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신에 어디선든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더 최상위 리더와 가까이서 일하게 되면서 더욱 명확해진 것이 있다면 자신을 지나치게 드러내고 리더가 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큰 반발을 받는다는 점이다.
'사내정치'라는 단어가 권력투쟁이 되면 부정적 어휘가 되지만, 이 단어가 협업에서 쓰인다면 '모두가 상처받지 않는 관계' 가 목표일 때도 쓰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정말 좋은 사내정치란 책임감(ownership)이 있되 실제 책임자가 되는 것(in charge)만을 원하지 않는 태도가 아닐까 싶다. 그 태도를 가지는 것이 어쩌면 사회적 성공에 덜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어쩌면 조금은 더 평화롭게 오래도록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심장은 머리만큼 밖에 드러나있진 않지만 무언가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들은 피가 끓는다고 한다. 난 그 진정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
물론 그렇다고 팀장하기 싫어요 그런 소리는 전혀 아니고 지향점은 그저 높은 직급이 아닌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거지..
심지어 이식도 가능한 심장처럼. 어디서든 꼭 필요해서 존재감이 천천히 생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