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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 Sep 20. 2016

남자의 등을 쇠뿔이 들이밀었다

지하철


지하철,

남자의 등에서 소의 뿔을 보았다.


남자는 힘이 드는지, 양손으로 손잡이를 그러쥐었다. 코트에서 미래가 보였다. 앞으로 소처럼 일해야 할 것이다.


소가 떠밀듯 떠미는 세월을 뒤로 하고,

소처럼 일해야 할 것이다.

그가 바라보는 가족을 위하여.


남자의 앞에는 어머니가 앉았다.

빠글한 머리를 한 꽃분홍 립스틱을 바른 어머니.


지하철 내리려 하니 쇠뿔 단김에 뽑혔다.

고달픈 손을 축 늘어뜨리고 어머니를 앞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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