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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ST Jul 13. 2018

진지한 것은 쉽다

정말 어려운 것은... 오지랖에 맞서서 해맑게 웃는 것

한국사람들은 혼내는 것, 참견하는 것에 무척 익숙하다.


소위 오지랖이라고 일컬어지는 짓을 매우 매우 쉽게, 심지어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한다.


세상에는 선과 악, 옳고 그름이 정확히 나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나는 태생적으로 맞지 않았다.




나의 생각도 틀릴 수 있고, 틀렸다고 해도 대수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그러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외부 세계의 압박과 참견으로 이루어지는 강요에 매일매일 맞서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가깝게는 부모, 선배, 형, 혹은 친구들까지


나의 복제인간이 아닌 이상 생각의 차이는 존재하며,


간간히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훈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몸부림치게 된다.


그리고 뭔가 정서적으로 불안한 시기나 유약해진 시기에는


그런 사람들의 대수롭지 않은 한마디에도 기죽게 되는 것도 사실...




좋게 받아들이자면 조언, 나쁘게 말하자면 훈계나 단순한 생각의 강요인 그들의 행위는


겉으로 보면 진심으로 나를 위한 것인 양 포장이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그냥 가볍기 그지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여과 없이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본 시각으로 


자신의 생각을 별 고민 없이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닐지...




'너 생각해서' '진지하게' 하는 소리들 대부분은 사실 의도가 뭐던 간에


크게 쓸모가 없다.


정말 쓸모가 없다.


정말 누가 봐도 틀려먹은 생각이나 행동을 내가 하고 있다면,


나도 상식인인 이상 그것을 내심 모를 리 없으며,


내가 알아서 다 할 것을, 기분만 다운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늘 싸우고 있는지 모른다


훈장질과 조언을 가장한 강요들에 낙담하여 나의 세계관을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안달이 나있다고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자신을 바꾸는 것이 훨씬 빠른 법... 아쉽지만 그냥 현실이 그렇기 때문에.


굴복하고, 납득하고, 그들의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오히려 쉽다


정말 어려운 것은, 나의 세계를 지켜나가고 때로는 적절히 방어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


무엇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너무 무거운 마음을 가지지 않고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타인의 말은 타인의 말일뿐이고, 어떤 사람도 완벽하지 못하다


그의 말은 그들의 세계에서나 정답일 뿐, 내 영역에서는 하나의 조크에 불과할 수 있다는 사실




한쪽 귀로 듣고 반대쪽 귀로 글자가 흘러나오는 이미지를 상상하며


가볍게, 그러나 어떤 의미로는 강인하게


나는 나의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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