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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 Sep 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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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나는 글을 적어야만 한다.





최근 몇주간 혹은 몇달간 일기를 적지않은채 나의 일과시간을 보냈다.

꽤 많은 가량의 시간을 그냥 흘러 보내는 동안 안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는데

욕구불만이 생겨버렸다.내 눈이 초점이 내 자신에게서 멀어져 타인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질투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남에게 집중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남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내 자신과 비교하면서 좋은점과 나쁜점을 자꾸 구분짓고 편견을 쌓아가고 있었다.

난 스스로 내 자신을 죽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원래부터가 자기자신을 그런식으로 분석하는 인간유형이다 나는)

다만 방향이 잘못되었을뿐.

난 자주 타인으로부터 마이웨이라거나 철벽녀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혹은 이상하다는 소리도 간혹 듣기도 했는데 난 이러한 말들을 들으며 한번도 상처받은 적이 없었다. 기분이 좋았으면 좋았지 나에게 비주류라고 하는 것은 칭찬과도 같은것이었다. 내가 그런것들만 좇아 왔으니까 내 자신이 정한 길로 잘 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최근 불안감이 나를 엄습해왔다.

 난 정말 정상적인 궤도에서 벗어나 버린걸까?

난 맞는 길로 가고 있는걸까? 맞는길이 뭐지? 나 이러다가 정말 자발적 아웃사이더가 아닌 타의적 아웃사이더가 되어버리는 거 아니야?

내가 의도해왔던 행동들 조차 내가 인정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이러한 고민들이 심해지자 나는 친구와 밥을 먹다가도 눈물을 흘리는 정말로 이상한 여자가 되어있었다.

어쩌면 나는 미쳐가고 있는 중이었을지도 모른다.

얼마전 보았던 청춘시대라는 드라마의 대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길은 가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잘 걸어가고 있는 길을 멈추어 버리니

어디로 가야할지, 어디가 맞는건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불안감만 날로 늘어갔던 것이다.

그에대한 원인은 아직도 찾을 수 없었지만 해결책은 찾은 것 같기도 하다.

글을 적는 것이다.

나는 내 자신을 강한 사람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간혹 내가 우쭐대며 센척을 해대면 개중에는 나를 강하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불안감 덩어리다. 한순간도 불안함이 없이 살아본적이 없다.

이것은 나의 불우한 가정사와도 관련이 되어있는데지금조차도 나의 가정사는 나의 아킬레스건이다.

중학교 시절 이러한 나의 가정사를 숨기기 위하여 억지웃음을 짓고 반쯤은 미친상태로 친구들에게 심한 장난을 걸기도 하였다. 속으로는 비참함과 모순을 감당하지 못하고 죽어가면서 말이다.

그러한 나의 분출구는 글이었다.배우들이 극의 역활을 끝낸 뒤 겪는 상실감과 비슷한 것을 글을 통해 분출했다.

그렇기에 내 일기장에는 자기연민과 우울이 절반을 차지 하고 있다.

어찌보면 사이코틱하지만, 욕설이 대부분이다.

나는 말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인데 말이라는건 오히려 역효과만 낳는다.위에 적은 것처럼 허세가득한 인간인데다 심지어 내 속마음을 누구에게 속시원히 털어놓고 난뒤에도 후회라는 꼬리를 다는 사람이다. 글이 아닌 뱉는말의 3분의 1정도는 허풍이다.나는 양치기 소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일기를 적으면서는 아무리 우울할지라도 내 자신이 될수있다.아무리 주변환경탓과 자기비하 뿐일지라도 말이다.

사람들은 자기비하를 안좋은 쪽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내가 사람들에게 자기비하를 농담삼아 하면, 그런말을 하지 말라는 차가운 정색이 돌아오곤 한다.

그럴때 마다 민망하다.그런 반응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대충 파악하고 있는지라 별다른 말은 덧붙이지 않지만 가끔가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자기비하는 심하면 안좋을수도 있지만, 아니 자기비하라는 단어가 웃기다.

그냥 그것은 자기가 생각하는 자신의 단점일뿐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이라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수밖에 없는 단점. 그것을 일찍이 발견해냈다는건 건강한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다 농담할 수 있는 여유라니

글은 그러한 나의 단점을 발견해내는 시간이다. 그리고 물론 나의 장점도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난 글을 적지 않는 몇주간의 시간동안 이러한 자기반성도 멈춘채 혹의 자아발견도 멈춘채 입으로만 거짓말만 해대 온 것이다. 내 삶이 불행해지는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글을 적어야만 하는 인간이 된 것이다. 현실적으로도 내가 솔직히 이야기를 털어놓을수 있는것도 글밖에 없다. 비밀이 많은 사람일수록 글을 적어야 한다.

나는 모순을 매우 싫어 하는 사람이다. 위에 적었듯이 모순속에서 살아온 사람이다. 연극을 하며 살아온 사람이기에 그런 내 모습이 너무 싫어 솔직해지려고 수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글을 적으면 내가 애써 노력해서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아도 그리고 모순적인 사람으로 남아 있어도 이해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 글을 읽으며 내가 공감할 수 있기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나를,내가 이해할 수 있다

난 나자신을 언제나 이해할 준비가 되어있다.글로써 못난 내 자신을 더 사랑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아무튼 그렇기에 난 오늘도 이렇게 글을 끄적인다.

언젠가 글로써 내 모든것을 털어놓을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좋은 수단은 글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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