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
나는 본디 여기저기 일을 벌려놓기 좋아하는 아이였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었던 어린아이였던 나는 이제 서른을 앞둔 여성이 되었다.
가끔 나를 슬프게 하는 상상들은 그런것이다.
'7살의 내가 지금이 나를 본다면 어떤생각을 할까?' 하는 것들.....
뭐든 할 수 있을거 같던 대학시절의 내가 지금의 내 모습을 본다면 어떤생각을 할까?와 같은 류의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알 수 없는 후회, 회환 그리고 슬픔같은 것들이 파도 처럼 밀려온다.
요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온통 모든 이야기가 과거에 맴돌고 있다.
그렇기에 이 생각들은 정처없이 짧은시간을 간격으로 나를 찾아온다.
분명 이런생각들이 나를 슬프게 만드는 건 현재의 내가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어린시절을 돌이켜보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아니였다.
그저 적는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안나의 말처럼 나는 혼자보는 내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적었다. (물론 진실도)
나는 이런사람이라는 둥 저런사람이라는 둥 그 행위는 나에게 위로였고 꽤 잘 적었던거 같기도 하다.
그렇게 네이버블로그를 거쳐 브런치까지 글을 적을 수 있는 매개체를 찾아 해멨고 열심히 적었다.
그런데 어느날 나의 적는 행위가 멈춰버렸다.
나의 적는 행위는 생사를 위한 도구가 되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 등
재미없는 구절들만 가득한 종이를 채우고 화면을 채우며 나는 점점 그 행위에 질려갔던거 같다.
나는 주저리주저리 적는걸 좋아한다.
함축적인 의미만을 담아야한다는 조언을 따르며 어려운 단어와 이상하게 끊어진 문장, 어딘가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말 같은 것
그래서 이제 다시 한번 주절주절 적어보려고 한다. 내가 여러가지 보고 느낀것들을 말이다.
나는 의외로 적을 때 거짓과 진실의 명암이 확실해진다. 글은 표정이 없으니까
현실속의 어중간한 나의 탈을 벗어던지고 한없이 거짓되고 한없이 솔직한 나를 표현할 것이다.
주절주절 비평의 옷을 입은 부정적인 나의 감정들을 한번 쏟아부어볼려고 그리고 한껏 긍정적인 척도 해볼려고 그럴려고 다시 글을 적을 것이다.
이 글들을 모아 언젠가 사비로 독립출판을 하고 싶다는 근사한 목표도 세웠다.
아마 그 때 내 책의 제목은 아마도
무지개 딸
아빠가 남긴말이다.
주제가 무엇인지 그러것 따위는 필요없다 그냥 내가 순간에 느낀 감정들을 적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