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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 전 두근, 착륙 후 숨이 턱

두바이 디자인답사 도시탐구 2탄

진짜 사막이다

오후 4시 쯤, 그리고 착륙 10분 전 쯤 이었던 것 같다. 정말로 여객기가 사막 위를 날아 랜딩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막을 관통하는 아스팔트 도로는 마치 자를 대고 선을 그어 놓은 것처럼 반듯하게 울퉁불퉁한 모래언덕 사이를 가로지른 모습이었다. 바람이라도 세게 분 다음날에는 도로가 모래로 덮일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주변에 산도 없을터, 저녁을 향한 이 시간의 태양은 평평한 땅 위 모든 것들의 그림자를 길게 만들어 그 또한 장관이었다. 그와중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수영장을 가진 주택도 보이고, 멀리서봐도 흙으로 만들어져 서늘한 실내공간일 것 같은 건물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창가자리의 이런 광경을 노렸지만, 폰으로 영상찍고, 커다란 렌즈 딸린 카메라로 촬영하고, 번갈아가며 낮은 비행의 창밖 분위기를 담는 내 모습은 매우 바빠보였을 것 같다.


두바이 공중전철

가기전에 검색해보니 지하철과 버스가 굵직한 축을 따라 운영하고 있으나 택시없이는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이 많은 도시라고 알게 되었다.(우버는 현지택시에 비해 체감비용 1.5배 정도) 그와 별개로 대중교통, 자전거를 이용하고, 보행로를 걷고 싶은 마음이 커서 택시는 웬만해선 피해보려 했다. 그렇게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이용하게 된 전철. 지하로된 구간이 거의 없고, 한 5층은 되는 높이의 철로를 따라 대부분 이동하는 덕에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풍경은 정말 미묘했다. 태양빛이 아닌 화려한 조명들이 만든 도시의 형상은 조금 오바해서 가상현실 같기도 했다.



첫 밤공기

20~30분 걸려 도착한 ‘버즈칼리파/두바이몰 역’. 여느 도시처럼 지하철 출입구 캐노피 디자인은 두바이 전 지역에 통일되어 있다.(feat.세상 최고비싼 버전) 또한, 지하철 출입구를 나가며 공간디자인에 눈이 커지는 경험은 처음이었.. 참고로 이미 이 시간까지 마음속으로 ‘대박’을 수십번도 더 말했다고 한다. 지하철출입구를 빠져나오는 그 순간의 느낌이 아마 내 촉감이 느낀 가장 큰 충격이지 않을까 싶었다. 마치 해변이 수십미터 옆에 있는 한여름 열대야 어느 날 처럼 잔뜩 낀 연무, 분당 마천루가 보이는 경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 옆처럼 왕복 20차선은 되는 것 같은 대로변에서 들리는 자동차 소음, 캐노피를 빠져나오면서 느껴진 15도 이상은 차이나는 듯한 온도차, 별이 떠있어야 할 것 같은 고층 건물 사이에는 그림같은 높이의 초고층 건물의 불빛들,,, 5분은 멍하니 난생 처음 느껴지는 감정들을 오롯이 느껴보려했던 것 같다. 무슨 내 눈이 살면서 보았던 여러가지 화각에 대한 경험들을 파괴하는 압도되는 기분.


Nightwalk for 700m

지하철역에서 호텔로 가는 700m. 멀고 가깝고를 떠나, 걷는 10~15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각 도시별로 체감적 거리가 다르겠구나 싶었고, 사실 기온이 너무 반칙이라 무엇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그 “체감”이 도시 보행을 하는데 큰 영향을 주는 것임을 컨펌해주는 느낌이었다. 말그대로 상점 0개, 차도옆 인도보행 500m, 주차장보행 100m, 건물사이 100m를 걸어 도착한 기분이었다. 물론 모든 구간을 공공공간으로 꾸민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건물의 규모가 큰 메가시티에서는 특히 “도시의 해상도”를 높여 잘게 쪼갤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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