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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다리필름 Nov 26. 2019

월급 까?

영상회사의 HR 시스템


어디까지 투명해지리?


투명경영이 대세란다. 아니 윤리 경영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시키는 것만 군말 말고 잘하는

상명하복의 대량 생산 문화에서는 '아래 것'들이 뭘 알 필요가 없었다.

뭘 결정할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명에서 많아야 100명 단위로 움직이는 '팀의 시대',

혹은 현장에서 애자일(agile)로 알아서 해야 하는 권한 위임의 시대인 지금은

(잡스는 아무리 큰 프로젝트를 해도 팀원을 110명 이상 절대 두지 않았다고 한다. 서로 이름을 못 외운다는 이유로!)

각자가 의사 결정자가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각자가 현장은 물론이고 회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매니저 수준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오는 소리가 '투명 경영'인 거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모든 것을 다 오픈할 수는 없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이 내리 꽂히는 급소 부분이


바로 '급여'에 관한 부분이다.



시장 동향이나 고객 상황이야 고급 정보를 다 오픈해서 같이 대처해 나간다고 해도,

외부정보가 아닌 내부 정보인, 그것도 가장 민감한 빤스 내(?)

정보 격인 급여를 어떻게 오픈 한단 말인가? 그리고 그걸 오픈하는 게 정작 도움이 되나?




그걸 왜 오픈을 안 해?


직장 생활의 가장 불안한 부분이 뭘까 생각해 봤다. 그건 내가 잘릴지 모른다... 도 아니고,

이 회사가 언제까지 살아 있을까... 도 아니다. 그건 바로 '저 무능한 친구 보다, 유능한 내가 훨씬 적게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거다.

세월 가고 연세가 올라가시면 월급도 자동으로 올라가시던

연공서열의 질서에서는 문제가 안 됐지만,

이게 '연봉 협상'이라는 신 문화(?)로 바뀐 이후에는 월급쟁이에게는 만성 불안증의 원인이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도대체 투명치가 않으니 뒤통수 맞을 불안이 있는 것이다.

계약서 위에 '연봉은 절대 발설할 수 없다'라는 조항들이 있는 걸 보면,

이 '불신증'은 피해 갈 수 없는 놈이란 절망감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런데 능력에 따른 연봉제를 실시하면서도

서로의 월급봉투를 흘끗 거리지 않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직능과 직위에 따른 능력의 체계와 그에 따른 연봉 계산 방법을 완전히 오픈해 버리는 것이다.




저걸 하면 저 만큼 받는군


그걸 해 버렸다.

사다리에서, 오늘.

오래 고민하고, 또 영상 제작에 따른 기능과 그 기능을 10분 법으로 통합하고,

다시 그것을 4단계의 수준으로 나누고

각 범주와 레벨을 말하는 표현을 90%쯤 다듬고,

그것들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갖추었을 때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다 모아 놓고 오픈해 버렸다.

부족한 부분은 의견 개진을 바란다는 말과 함께.


반응?

솔직히 놀랬다. 환영 일색이다.

자신들의 월급이 그 표에 따라 백일 하에 다 드러났는데도 말이다.

역시 사람은 투명한 걸 좋아한다.

특히 요즘 사람들은.





일석이조의 효과


그런데 이런 투명이 가져오는 부수효과, 아니 증폭 효과가 있다.

바로 '성장을 위한 로드맵' 내지는 커리큘럼의 역할을 그 투명한 기준표가 해 준다는 것이다.

무엇을 더 하면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는지가 훤하게 드러나 있으니

모두 각각 자기기 어떤 공부를 더 하고 어떤 경험을 현자에서 더 쌓아야 하는지에 관해 초미의 관심을 드러낸다.

멀고 모호한 목표 보다 가시거리의 손에 닿을 듯한 목표가 도파민을 최고조로 올리는 법이다.


골키퍼 1 대 1 상황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처럼.

투명의 옳음이라는 총론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각론으로 들어가서 월급까지 깔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심과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 걱정이 기우임을 알게 된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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