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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다리필름 Mar 05. 2020

재택근무를 시행한지 4일째에 드는 단상

재택 근무가 가능한 세상에서, 회사는 어느 지점에 위치해야 하는가




재택(이라고 하지만 난 회사에 나와 있고 직원들만 재택)근무 전면실시 4일째다.



1. 화상회의


어쩔 수 없이 클라이언트, 또 우리 직원들과 화상회의가 이어진다. 그래도 회의가 된다는 게 놀랍고, 제한된 화질과 음질에 신경 곤두세우고 집중하다가 머리가 뽀개지듯 오는 두통도 놀랍다. 이제부턴 죽 화상회의가 대세가 될 것 같다. 이런 거 하는 업체 돈방석에 이미 앉은 거나 마찬가지 인 듯.






2. 업무 품질


정확한 분량을, 정확한 품질로, 정한 시간에 해내야 하는 것이 명확하니 같이 모여 일할 때보다 어쩌면 더 효율적으로 결과 관리가 되는 것도 같다. 대면이 없으니 불 소통 스트레스가 쌓여 가는 것이 약점. 장단점이 확실해 보이는데, 뭔가 새로운 발견이 있다면 모두 재택 or Not 같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직군에 따라 누구는 주 1회, 누구는, 주 3회 하는 식으로 '개인 맞춤식 재택'은 아주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는 점. 주초에 모두 나왔다가 직종에 따라 하나씩 재택으로 떨어져 나가는 '스펙트럼 재택'은 어떨까.






3. 정체성 문제


재택으로만 훌륭히 일해 낼 수 있다면, 굳이 그가 '직원'일 필요가 있는가 하는 문제가 필연적으로 대두된다. 완벽한 재택 직원이 프리랜서가 아닐 이유는 뭐지? ㅋㅋ 직원들을 다 집에 보내고 공동 대표 둘만 덩그러니 나와 앉아 있으니, 사업 초기 추억도 떠오름과 동시에 마치 두 사람이 수많은 프리랜서와 접시돌리기 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모두가 재택에 성공하면 그들은 우리 직원일까.






4. 왁자지껄


일이라는 게 꼭 그 '효율'로만 이루어져 있는가. 우리는 '왁자지껄'이라는 그 활력소를 위해 아무 이득 없어도 집을 뛰쳐 나와서 발발거리고 다니는 존재들이 아니던가. 뭐 돈만으로 따지자면 회사에 안 가고, 클라이언트 안 만나고 앉은 자리에서 모두 끝내는 게 답이겠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정말 '돈' 하나를 보고 일터로 나가는 존재인지는 대단히 큰 의문부호를 부르는 지점이라 생각되는 오후다.


다음 주부턴 다 나오라고 해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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