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가 가져온 새로운 물결과 조우하며,
모 그룹 연수원이 연초에 사다리를 찾아왔다. 불러도 되는데 굳이 오겠다는 이유를 나중에 알았다. 그룹 내에 DX(Digital Transformation) 작업을 가열차게 추진하려 하니 사내 교육이 시급한데 코로나로 사람들을 연수원에 모을 수가 없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영상이 급하다는 것이다. 나나 공동 창업자인 안 피디나 다 교육 출신인 것을 뒷조사(?)까지 하고 왔다니, 온라인 시대에 따로 광고를 하는 것도 이제는 별 무 소용인 듯하다고 느끼는 것도 잠시, 사다리는 그 후 대 여섯 개 기업 (주로 그룹사들)에게 유독 '내부 교육용' 영상 제작을 정신없이 의뢰받느라 전반기를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 '교육'이라는 것의 주제가 태반이 바로 저 DX에 관한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이야 2년 정도 나의 관심 테마였지만 DX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였다. 뭐 몇십 년 전부터 정보화니, 디지털화니 하는 말이야 귀에 딱지가 생기게 듣고 있으니 그런 걸 더 잘 하자는 정도 아니겠나 하고 생각하는 수준이었는데, 매일 이들 기업 집단의 '뇌 속에 들어가 있으니(본의 아니게 내부 자료와 내용을 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은 그것들로 '교육 영상'을 만들어야 하니까이다)' 문외한도 슬슬 그 DX라는 광풍의 높낮이와 폭 정도는 어림잡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향후 짧게는 10년의 기업 성쇠를 좌우할 키워드가 됨을 굴러 들어온 타의에 의해서 깨닫고 흥분하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뭐 세계 경제가 어찌 되는가 하는 거창한 문제에 큰 관심이 있었다기보다는, '사다리는 어찌할 것이가' 하는 내 발등의 문제 때문이다.
AI, Blockchain, Cloud, Data Analytics 그리고 IOT ... 지겹게 듣는 기술 이야기, 하지만 주인공은 고객이다. 소비권력이 '애들(태어나자마자 디지털 기기부터 손에 잡은)'에게로 이동하고 은행이 아니라 '금융 서비스'를, 아웃렛이 아니라 '유통 서비스'를, 학교가 아니라 '교육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 기존의 가치 체인의 약한 고리를 뚫고 들어가 새로운 가치를 재규정하는 기업을 선택하고 수십 년 동안 세계적인 업력을 쌓아온 전통 기업을 하루아침에 쓰레기 통으로 밀어 넣는 고객. 그 고객(개인으로 그리고 집합적으로 그리고 유기적으로)에 집중해서 저 위의 눈 돌아가는 기술들을 종합적으로 구사해 3 단계로 사업을 Rebuild 하는 것을 DX 작업이라고 보면 될까 (멍멍... 서당개 왈)
DX는 세 가지 새로운 경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 첫 번째 경험은 경영적 판단에 축적된 데이터가 사용되는 '새로운 판단'의 경험이다. 두 번째는 업무 프로세스가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변하는 '새로운 프로세스'이다. 마지막으로 궁극적인 변화는 이런 변화가 필연적으로 불러오는 '고객의 새로운 경험'이다. 이 세 가지 변화를 모두 불러오는 데 성공 한 기업은 궁극적으로 '새로운 업'을 창조하는 지경으로 들어간다. 블록버스터 비디오가 넷플릭스로, 반즈 앤 노블이 아마존으로, 허츠가 (5월에 파산했다) 우버로, 업계의 '주인공이 바뀐 것'이 아니라 '업 자체가 재정의 된 것'처럼 말이다.
뭐 거창한 이야기는 신문에도 있고 책에도 널렸다. 이런 변화가 사다리필름에게, 또 비슷한 중소기업에게, 소상공에게 무엇인가. 저 위의 ABCDI 다 몰라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그 한 가지는 디지털조차 존재하지 않던 아날로그 시대에도 있던 그것이다. 사업은, 아니 장사는 '내 꼴리는 대로' 하면 망한다. '달라는 것'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혹은 한 발짝 더 나아가 배려의 가슴 위에 냉철한 뇌를 가지고 있다면 '아쉬운 것을 고객이 눈치도 채기 전에 미리 파악하고 달라고 하기도 전에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고객 중심 주의'라고 하고. 그 위에 기술을 잘 입힌 것을 성공한 DX (Digital Transformation)라고 부른다...(라고들 큰 회사 내부에서 전문가들이 열띠게 하는 말들을 영상 만드는 덕분에 전합니다... : 멍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