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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다리필름 Aug 06. 2020

재택근무 시대의 리더십

언컨택트 시대의 리더십에 대하여


안 보이는 군대 이끌기


직원 대다수가 집에 있다, 아니 사실상 어디 있는지 모른다. 결과물만 따박따박 올라온다면 별로 상관도 없다. 잠깐 낮잠을 자던,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던, 기분전환 삼아 마실을 갔던 그건 더 이상 회사가 신경 쓸 일이 아닌 게 되어 버렸다. 회사가 이 상태에서도 제대로 돌아간다는 걸 깨닫게 된 이후에는 말이다. 직원들은 사내 온라인 통신망(슬랙)에서만 보이고 일주일에 한번 모이는 Synching Day 이 외에는 얼굴을 볼 수가 없다. 사실상 경영자는 ‘안 보이는 군대‘를 이끌고 싸움에 임해야 한다. 사다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은 많은 회사들이 출근을 선호한다고 해도 가까운 미래에 대다수의 회사들에서 압도적인 비율로 재택이 늘어 갈 것이라고 세계적인 미래 학자인 제이슨 솅커는 그의 저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리더십‘은 또 다른 정의가 필요하게 되었다. ‘안 보이는 군대를 어떻게 이끌까’ 하는 쪽으로 말이다.




이메일 경청? 온라인 설득?


내 나이와 동갑인 회사 파트너는 툭하면 전화를 걸어온다. 심지어 회식자리에 갑자기 쳐들어와 일 얘기를 하기도 한다. 예전 같으면 회사에서 다반사로 벌어지는 사건이겠지만 MZ 세대에게는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방식이다. 안 그래도 벌어지고 있는 세대 간의 소통 방식 차이가 코로나로 인해 결정타를 맞았다. 정확히는 아날로그 세대 쪽만 KO 펀치를 맞은 것이다. 얼굴 보고 침 튀기며 이야기를 해야 속이 시원한 세대가 리더라면 이건 진짜 속 터지는 일이다. 사람이 안 보이는 데 무슨 리더십을 발휘하나. 직원들이 유령 군대도 아닌데 답답하게 메신저와 이메일만으로 무슨 영업을 하나. 회식하며 소주라도 기울여야 연대감을 느낄 텐데 얼굴도 잊어버리겠는데 무슨 팀워크를 기르나. 흠. 그래도 해야 한다. 이미 게임이 바뀌어 버렸다.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적응 안 하겠다면, 기울어 가는 사세에 슬라이딩을 즐기는 건 자유다)







대화 5원칙, 온라인 버전


리더십 전문이자 작가인 김상임 코치는 경청하는 대화법으로 5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1. 허리를 펴고 자세를 가다듬으라

2. 언어 너머의 감정에 집중하라

3. 비 언어적 신호들을 캐치 하라

4. 상대방의 말 꼬리를 물고 반복하는 ‘복사기 화법‘을 사용하라

5. 대화가 끝나면 ‘이런 뜻이죠?‘하고 반드시 재확인 하라


물론, 이는 아나 로그적 상황에서의 대화법이다. 그리고 이런 대화야말로 세심한 ‘베이비 시터 리더십’ 혹은 조용히 일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현대적인 ‘스텔스 리더십‘에 필수 불가결의 요소일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엔 이런 원칙들이 온라인으로 옮겨 가야 한다. 그럼 저런 원칙들이 어떻게 이메일, 메신저, 화상 회의에 반영될까. 우선 이 메일과 메신저에서는 ‘반응 속도’ 와 ‘반응 빈도‘그리고 ‘반응 언어’ 이 세 가지 방향으로 예민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리더로서의 영향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1. 반응 속도 : 

바로 답신하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생각해 보고 언제까지 답신하겠다‘고 바로 계획을 담아 답신 하라.


2. 반응 빈도 : 

자주 소통하라, 한꺼번에 정리해서 주는 것도 좋지만 계속 말을 걸며 같이 빌드업 해 나갈 때 

리더십은 더 강화된다. 

(공유 스프레드시트에서 실시간으로 작업을 디벨롭 시키는 것도 한 차원 높은 방식이 될 것이다.)


3. 반응 언어 :

일방적 지시 언어를 삼가라. MZ 세대라면 (아니꼽지만ㅋㅋㅋ)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특성이 대단히 강하다. 과거 아날로그 세대가 윗분들을 공손히 설득해서 일해 왔듯이 왜 이 일이 중요 한지에 관해 찬찬히 그들을 납득시키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로는 ‘감정 언어‘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김상임 코치는 말한다. 직장에서 딱딱하게 업무적인 언어만 사용하는 것을 강요받아온 기성세대와 달리 MZ 세대는 ‘아쉽다‘, ‘무겁다‘, ‘힘들다‘, ‘당황된다’ ‘짱이다‘, ‘쿨하다‘, ‘쩐다’ 같은 감성적 언어를 직장에서도 사용하는데 거침이 없다. 아니 이런 언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상사를 ‘꼰대’로 보기 십상이다. 특히나 딱딱해지기 쉬운 이메일이나, 화상 회의에서도 이런 감정 언어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는 것은 이들 세대의 신뢰를 얻는 치트키가 될 것이다.





유재석이 아니어도 MC 역량


화상회의가 반복되면서 사람들은 깨닫고 있다. 회의를 주도하는 사람의 ‘MC 역량’에 따라 회의가 얼마나 효율적이 될지, 혹은 얼마나 짜증 파티가 되는지를. 화상 회의에서는 사실상 자신의 시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회의를 하면서 유튜브를 켜 놓고 딴짓을 하고 있어도, 사실상 아무도 모른다. 시선을 마주칠 수가 없는데 어떻게 소통이 효율적이겠는가. 이런 통제 불가(인지 아닌지조차 모르는 상황)의 상태를 걷어 내고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은 당황스럽게도 MC 적 역량이다. 사회를 잘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사회를 잘 보라고 하면 당황할 테니 좀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1. 사람들의 상태와 감정을 살피고 언급하라 (공감으로 시작)

2. 길게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끊고 말 없는 사람에게 마이크를 자주 넘겨라(딴 생각 못 하게)

3. 중간중간 써머리를 하면서(GPS라고 보면 된다) 의견을 재차 짧게 확인 하라(길 잃지 않게)

4. 문서나 영상 등을 공유하면서 말만 하는 분위기를 Visual Aid로 전환 시켜라 (사람에겐 오감이 있다)

5. 열심히 회의에 집중해 주는 것에 대해 개인 개인에게 경의를 표하라 

(아무리 지루해도 자기 얘기에는 다들 화들짝한다)


정도로 보면 된다. 참 별 걸 다 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의 리더는.






리더는 주의력을 먹고 큰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한계 자원은 원유가 아니라 인간의 ‘주의력‘이다. 모두 그것을 끌지 못해 안달이다. 마케팅도 복잡하게 말하면 박사학위가 필요하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주의를 끄는 일‘에 다름이 아니다. 리더십, 특히나 포스트 코로나의 재택 시대에 무엇으로 리더십을 발휘할까. 본질은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에게 잘(?) ‘보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그 편린을 오늘 위와 같이 정리해 본다. 

(내가 나중에 기억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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