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들 그리고 나
코로나19가 한창인 2022년. 출산을 앞두고 아내는 몸도 마음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혹여 외부활동을 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노심초사했고, 그때는 알 수 없었던 복부통증에 시달리는 날들이 잦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무서웠는데, 당사자인 아내는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그렇게 시간이 지나 유도 분만일을 정하고 병원에서 대기하는데, 새벽에 간호사 선생님이 급하게 우리를 찾았다. 유도분만 주사에도 아이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고 맥박이 너무 평온해서 잠들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그렇지 않아도 출산을 앞두고 복부통증이 잦아 걱정하고 있었는데, 유도 분만이 잘 안됐다고 하니 우리는 너무 놀랐다. 나중에 알았지만, 아내는 수술실로 들어가는 내내 불안과 공포로 온몸을 떨고 있었다고 한다. 수술침대에 누워 다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는데,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는 것이다. 얼마나 걱정되고 무서웠을까. 사실 나도 조마조마한 마음에 심장 두근거림이 귓가에 맴돌 지경이었다.
대기실을 나와 병원 전광판 안내에 따라 두어 번 층을 바꿔 기다리는데,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투명 인큐베이터에서 곤히 잠든 아이가 나오는 걸 봤다. 내 인생에 다시없을 신비롭고 감동스러운 경험이었다. 아이의 존재가 너무나 경이롭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그때, 간호사 선생님이 사진 찍으시지 않으셔도 되냐는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정신없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눌렀다. 건강하구나! 다행이다. 아내와 아이를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보호자는 상주할 수 없었다. 아내 혼자 몸을 추슬러야 하는 상황이 야속하고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