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엄마아빠랑 지내는 순간순간 짜증이 치밀때가 있다.
“내가 방금 말했잖아.”
“아니 내말은 그게 아니라고”
같은 말을 또하고 또하고-
한번 가르쳐준 스마트폰 사용법을 몇번이고 물어볼때- ‘하 진짜 왜이렇게 이걸 못알아듣는거야?’
욱하는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다.
업무 특성상 엄마아빠 연배의 어른들과 통화할 일이 잦고, 그 분들은 엄마아빠보다 더더더더 못알아듣고 딴소리를 해대실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거듭거듭 하나하나 천천히 친절히 설명해드리면서도 짜증을 낼 엄두도 못내는데-
엄마아빠라는 이유로.
1 질문 1 짜증은 기본이 된지 오래인 것 같다.
“이게 무야?“ ”이게 무야?” 무한 반복하는 딸내미에게 짜증 한번 없이 마찬가지로 무한반복 대답해주는 친구를 보았을 때 깨달았다.
엄마는, 아빠는- (어쩌면 아빠는 아닐지도.)
물음표 살인마 같은 내 질문에-
한번도 짜증내지 않고 답을 해주었을 것이라는거-
때로는 치미는 짜증과 피로를 꾹꾹 누르고-
그후로는 가능한 짜증을 내지 않으려고 애쓴다.
생면부지 남에게는 밥벌이라는 이유로 짜증이 뭐야, 더 필요하신건 없는지 두번 세번 살피면서-
내 엄마아빠에게는 그들에게서 쌓인 천년의 분노까지 덤으로 얹어 더 파르르 반응하고 있지는 않은지.
물음표 살인마였던 때를 거슬러 생각해보면
지금의 엄마아빠는 그보다 훨씬 낫다는 거.
그래, 내가 자식이어서 그래- 자식이어서.
부모에게는 마치 당연한듯 내어줄 자리가 없는, 아니 내어줄 생각도 않는 밴댕이 소갈딱지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