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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지만 반갑지 않은

by 고래씌 Dec 19. 2023

마음이 가는데 연락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

나는 아마 그런 사람인 것 같다.


카카오톡 프로필을 잘 보지 않는데, 어쩌다 한번 쭉훓어 보게 되면

"잘지내고 있을까? 이즈음에 생일인데 연락해볼까?, 어머 아기를 낳았네." 등등 연락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불쑥 불쑥 떠오르게 된다.


그것도 잠시, 이내 연락하기를 포기해버리고 마는게 보통이다.


반면 내게 먼저 연락을 주는 이들에게 너무나도 반갑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마음이 늘 한결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이 무슨 못되먹은 마음이란 말인가.


연락을 하지 못한게 마음의 짐같은 사람이 있다.

연락을 주고 받게 되면 그 자체가 죄책감을 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

대화가 이어지기를 바라기보다 어서 마무리가 되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싫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그냥 내 마음이 준비되지 않았는데 불쑥 찾아든 것 같아 당황스럽달까?


오늘 아침 오래간만에 멀리서 보내온 메시지를 보고

반가운 마음이 앞서다가 답장을 보내려니 반가운 마음보다 연락하지 못한 죄책감, 어색하게 이어질 대화가 먼저 떠올라 손가락을 주저하는 나를 발견했다.


반갑지만 반갑지 않은.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일테지.

그럼 참 슬플텐데.

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네.

나쁜 마음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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