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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noir Dec 23. 2022

연말마다 정리하는 카톡방

일 년에 한 번씩 정리하는 게 좋더라

올해는 정말 추운 거 같다. 칼바람이 불고 눈이 쌓이고 정말 겨울다운 겨울인 거 같다.

연말이 되니 한해를 잘 버텼다고 다독이며 서로 만나고 안부를 주고받는다. 미뤄두었던 만남도 꽤나 생기는 거 같다.

올해는 무언가를 얻고 모으는 해였다기 보다 비우고 정리하는 해였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퇴근하고 밥을 차려먹고 따뜻한 방에 누워 카톡을 켰다. 제일 아래로 내려간다. 보자…

이 사람 하고도 연락을 했었구나 싶은 사람들이 꽤 된다.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지인과의 카톡을 들어가 봤다.

지금은 서로 다른 동네에 있어 왕래가 적지만 예전에는 줄 곧 만나 놀던 사이였다.

내가 안부를 묻지 않는 이상 아마 연락이 올 확률이 없는 사람이다.

항상 내가 안부를 먼저 물었던 거 같다. 잘 지내냐고 난 잘 지낸다고 한번 보자고.

sns에 들어가 보면 주변사람들과 연말 술자리와 만남에 아주 바쁜 걸로 보인다.

서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구나 싶다.

서운하면 항상 했던 대로 내가 먼저 손 내밀면 되는 걸 가만히 앉아있는 나를 보니

아마 관계가 정리될 모양이다.

한참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아도 남겨 두는 카톡들도 있다.

아마 그런 사람들은 내가 두고 보고 싶은 관계인 거 같다.


뭔가의 정리를 고민하고 있다면 본인이 아마 가장 잘 알 것이다.

무의미한 것들을 쌓아두지 말고,

남겨야 할 관계에 대한 선택은 남이 결정 내리는 게 아니라

꼭 나 자신에게 물어볼 것.


 한해  숙제 하나 해치운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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