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씩 정리하는 게 좋더라
올해는 정말 추운 거 같다. 칼바람이 불고 눈이 쌓이고 정말 겨울다운 겨울인 거 같다.
연말이 되니 한해를 잘 버텼다고 다독이며 서로 만나고 안부를 주고받는다. 미뤄두었던 만남도 꽤나 생기는 거 같다.
올해는 무언가를 얻고 모으는 해였다기 보다 비우고 정리하는 해였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퇴근하고 밥을 차려먹고 따뜻한 방에 누워 카톡을 켰다. 제일 아래로 내려간다. 보자…
이 사람 하고도 연락을 했었구나 싶은 사람들이 꽤 된다.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지인과의 카톡을 들어가 봤다.
지금은 서로 다른 동네에 있어 왕래가 적지만 예전에는 줄 곧 만나 놀던 사이였다.
내가 안부를 묻지 않는 이상 아마 연락이 올 확률이 없는 사람이다.
항상 내가 안부를 먼저 물었던 거 같다. 잘 지내냐고 난 잘 지낸다고 한번 보자고.
sns에 들어가 보면 주변사람들과 연말 술자리와 만남에 아주 바쁜 걸로 보인다.
서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구나 싶다.
서운하면 항상 했던 대로 내가 먼저 손 내밀면 되는 걸 가만히 앉아있는 나를 보니
아마 관계가 정리될 모양이다.
한참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아도 남겨 두는 카톡들도 있다.
아마 그런 사람들은 내가 두고 보고 싶은 관계인 거 같다.
뭔가의 정리를 고민하고 있다면 본인이 아마 가장 잘 알 것이다.
무의미한 것들을 쌓아두지 말고,
남겨야 할 관계에 대한 선택은 남이 결정 내리는 게 아니라
꼭 나 자신에게 물어볼 것.
올 한해 큰 숙제 하나 해치운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