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출발해 경유를 위해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 과연 어떤 경험들이 나를 기다릴까 기대가 되기도 했고, 새로운 곳을 혼자 간다는 사실에 두려워지기도 했다. 중간에 기내식으로 김치볶음밥을 먹었는데 그냥 그럭저럭 먹을만했던 걸로 기억한다. 기내식도 처음이었는데 첫인상으로만 따지자면 처음부터 친한척하는 느낌이었다.
‘야, 나도 한국에서(?) 온 김치볶음밥이야, 인마!’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처음으로 밟은 이국, 중국. 정확히는 중국의 공항이었다. 저녁 6시 10분 한국에서 출발해서 7시 20분 중국에 도착했다.(중국과의 시차는 1시간.) 생각보다 수속이 조금 까다로웠는데 보조 가방에 담긴 보조배터리도 꺼내서 보여주고 꼼꼼하게 확인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렇게 도착한 중국의 공항은 내겐 너무 불편했다. 목이 말라 물을 떠 마시기에 정수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화장실도 뭔가 지저분하고 정신 사나운 느낌이 들어서 많이 불편했다. 게다가 중국 공항의 와이파이가 너무나도 안 좋았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불편했다.
늦은 시간대에도 공항은 바쁘다 다음 이동은 새벽 2시 15분(중국)에 출발해서 다음 날 아침 6시 25분 프랑스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었다.(시차 계산은 아직도 어려운 것 같다. 중국과 프랑스는 6시간의 시차가 존재한다.)
꽤나 긴 시간을 중국 공항에서 보내다가 새벽 시간 프랑스를 향해서 출발했다. 비행기 안에서 이동 시간이 꽤나 길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출발 직전까지 걱정하시던 어머니에 관한 생각이었다. 떠나기 전까지 걱정을 끼치고 불효를 한 것만 같아서 마음 한편이 파리로 가는 내내 불편했다. 돌아가면 잘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매번 이런 결심을 할 때면 꼭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게 빠른 것 같아 뜨끔하기도 했다. 결심했으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여전히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말이다.)
드디어 유럽의 첫 여행지. 프랑스,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여러모로 두려움이 앞섰다. 짐은 어떻게 찾아야 하고 입국 수속은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걱정들이 속속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입국심사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크게 어려움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불안함에 지인에게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렇게 어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받아 안심하기도 했다.) 짐을 찾는 것도 걱정만큼 어렵지 않았다. 공항의 안내표지를 그대로 따라가 비행기 번호가 표시된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제 다음 고민은 정해두었던 숙소를 어떻게 가야 할까 였다. 그렇게 정처 없이 공항을 돌아다니던 중 다행히도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탈 수 있는 곳을 찾았고 그나마 숙소에서 가까운 몽파르나스 빌딩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 버스에서 내린 순간부터 나의 무식한 걷기 여행이 시작되었다. 뭔가 대중교통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한 번쯤 걸어보자는 만용이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고 걷기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숙소와 숙소에서 보이는 광경, 그리고 가장 먼저 먹었던 식사. 이때 구글 지도는 길을 찾아가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가장 먼저 숙소에 가서 짐을 맡겼다. 오후 4시 이후부터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해서 캐리어를 맡기고 주변의 명소를 찾아 돌아다녔다. 제일 처음 가려고 한 장소는 프랑스 유골 탑이었는데 내가 보러 온 걸 알기라도 한 것처럼 공사 중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된 거 에펠탑을 첫날부터 보자 싶어서 에펠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주변을 계속 뚤레뚤레(둘레둘레) 쳐다봤다.(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촌사람 티가 확 났으리라.) 건물들이 반듯반듯한 데다가 규칙을 따르는 느낌이라서 예뻐 보였던 것 같다. 도시 구획이 잘 그려진 느낌이랄까... 다만, 길가의 환경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실망하기도 했다. 도로변 곳곳에 보이는 강아지의 배변 물은 여기저기 보이는 환경미화원에 비하면 모순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가장 먼저 봤던 건물인 몽파르나스 빌딩과 유골탑으로 이동중에 본 사자상 그렇게 걸어서 본 에펠탑은 아주 조금 실망했다. 아마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송전탑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였던 것 같다. 그래도 처음 보는 유럽의 랜드마크라는 사실과 진짜 내가 유럽에 왔구나라는 생각에 감동이 좀 더 컸다.
에펠탑과 에펠탑 근처에서 겹쳐 찍은 사진. 한국어로도 평화라고 적혀 있어 인상 깊었던 건물. 파리에서 많이 들렸던 가게는 franprix라는 곳이었는데 이 가게는 직접 오렌지를 갈아서 음료수를 만들어주는 특색을 가지고 있다. 숙소 근처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한국의 편의점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물이 마트에서 1병에 1유로 정도였는데 비슷한 가격대의 에비앙보다 비텔이라는 스마일이 그려져서 마음에든 브랜드의 물을 자주 마셨다.(먹었던 것들의 사진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
추가적으로 숙소 이야기를 하자면 도미토리 형식으로 한 방에 여러 개의 이 층 침대가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좋은 부분이었으나, 나의 영어 실력이 부족해 소통이 잘 되지 않았던 부분은 아쉬웠다. 숙소에 부엌이 있었는데 여러 명이 같이 온 경우 부엌을 사용해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은 부럽기도 하고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혼자 여행을 오는 것에 장점과 단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파리에 도착한 첫날의 하루가 저물어갔다. 다음 날 볼 여러 관광지를 기대하며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쓰다 보니 뭔가 조금은 애매하게 마무리가 되었네요;; 여행기를 쓰는 게 처음이다 보니 다음번에는 더 좋은 글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처음 도착한 파리는 세련됨을 상상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언급했던 것처럼 길거리가 조금 많이 더러웠거든요. 그래도 유럽에 왔다는 사실과 그 첫 도시가 파리라는 것은 굉장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올리고 싶은 사진도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도 많기에 앞으로 꾸준하게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