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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영훈 Apr 25. 2016

안녕, 봄

언제 봄이 있었나 싶다.

올해 봄은 유난히 낮에만 잠시 찾아와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는 잽싸게 찬 공기 뒤로 숨어버린다.


다리 건너편이 운중로라 올해는 기필코 꽃놀이를 다녀오려 하였으나, 기가 막힌 교통체증 때문에 이골이 나신 부모님들 덕분에 아주 짧은 꽃 구경 아닌 사람 구경을 하고 돌아왔다.


그후로 제대로 된 꽃놀이를 하고 싶어 이러저리 집근처 좋은 곳을 찾아다녔으나 아쉽게도 늘 한 발 뒤여서 만발한 꽃들은 제대로 만나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40대 초반의 중년 남성이 별안간 웬 꽃타령이란 말인가?잠시 피고 지는 순간의 아름다움에는 그리 관심도 없었는데..


사람들은 아주 가까이에 있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산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사랑하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을 사랑한다.

무언가 잘못 된 거 아닌가?


오늘도 내게 주어지지 않은 것을 그리워하다 오늘 내게 주어진 것을 사랑하지 못하는 죄를 범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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