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도(?) 많이 틀리는 (것 같은) 띄어쓰기 이야기
지난번 <출판사(?)도 많이 틀리는 (것 같은) 맞춤법 이야기>에 이어서
이번에는 <편집자(?)도 많이 틀리는 (것 같은) 띄어쓰기 이야기>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기준입니다.)
1. -가량
초보 편집자 시절, 제가 본 교정지가 주간님(인스타 포스팅으로도 몇 번 말하고 전자책 <편집하는 삶>에도 적었지만, 주간님의 말씀 덕에 말이 먼저고 사전은 근본적으로(?) ‘후행성(後行性)’을 지닌다는 걸 새삼 확실히 인식했습니다ㅎㅎ)의 손을 거치면 빨간색으로 체크되는 게 많았는데요. 제가 붙여두었던 ‘가량’을 주간님이 띄는 걸로 표기한 적이 있어요. 제가 찾아보고 접사라서(접사와 조사는 근처의 말과 붙여야 하니까요ㅎㅎ 의존명사는 떨어져야 하고요ㅎㅎ) 붙였던 터라 주간님께 말씀드렸고, 주간님은 저 덕분에 알았다며 저를 칭찬해주었습니다ㅎㅎ ‘-쯤’의 의미와 비슷한 ‘-가량’은 접사라서 앞말과 붙여 써야 하는데요. 그 출발(?)이 명사 ‘가량’(표준국어대사전 3번)이고 ‘정도’의 뜻과도 맥락을 같이하니 오래전에는 띄는 거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다른 사전에서는 ‘가량’을 명사로 다루기도 하므로, 틀리게 쓰기 쉬운 띄어쓰기 중 하나인 듯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할 때, ‘한 시간 정도’ ‘한 시간가량’ ‘한 시간쯤’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사실 ‘쯤’(접사)과 ‘즈음’(의존명사)이야말로 띄어쓰기의 문제단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이번에는 패스할게요ㅎㅎ
2. -투성이
‘그것이 너무 많은 상태’ 또는 ‘그런 상태의 사물,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기 때문에 앞말과 붙여 써야 합니다. ‘실수 투성이’ 아니고 ‘실수투성이’가 맞습니다.
3. 커녕/ㄴ커녕/은커녕
은근히 앞말과 띄어서 쓰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요. ‘아프기는 커녕’이라고 쓰고 싶다면 ‘아프기는커녕’으로 붙여 써야 합니다. ‘천 원은커녕 백 원도 없다.’ 하는 식으로 써야 하고요.
4. -ㄹ뿐더러/뿐더러
‘그는일도잘할뿐더러성격도좋다.’ 이 문장은 어떻게 띄어 써야 할까요? ‘뿐더러’를 사전에 찾아보면 나오지 않습니다. ‘뿐’ + ‘더러’라고 생각해서... ‘일도 잘할 뿐더러 성격도 좋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ㄹ뿐더러’가 사전에 있답니다. ‘그는 일도 잘할뿐더러 성격도 좋다.’라고 붙여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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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도 맞춤법이지만, 띄어쓰기야말로ㅋㅋㅋㅋ ‘띄어쓰기 따위(?)가 뭐라고’ 싶을 때가 많은데요.
저는 실생활에선 띄어쓰기를 따지지(?) 않고,
띄어쓰기하지않아도이해를잘할수있는우리말우리글의위대함에감탄하는(일부러 띄어쓰기 안 해서 썼어요ㅋㅋ) 사람입니다ㅎㅎ 그럼에도 편집자의 일이라는 게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정확하게 해서
작가의 의도를 잘 담아낸 책을 만드는 데서 보람을 느끼는 것이니까요.
지금은 맞는 띄어쓰기가 나중에는 틀릴 수도 있고요.
제가 재작년 퇴사하고 <우리말 겨루기>에 출연해 우승했었는데,
그때 달인 도전 2단계 띄어쓰기 문제에서 하나를 틀려서 탈락했는데,
그게 바로 ‘눈맞춤/눈 맞춤’이었어요. 눈 맞춤, 으로 띄어 써야 맞는데,
저는 그냥 붙여두어서 탈락했는데요.
(입맞춤이 사전에 한 단어로 등재되었듯이.. 몇 년 후에는
눈맞춤도 한 단어로 등재될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ㅎㅎ)
제가 쓴 <편집하는 삶>(전자책)에도 나중 보니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고쳐야 할 게 보이더라고요ㅋㅋ
이 글에서도 있을 수 있겠고요ㅋㅋ
우리, 책 만드는 일을 할 때 말고는
서로의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너그러워지기로 해요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