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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재범 Aug 11. 2017

기다리느라

오롯이 밤을 산다.

버젓이 밝은 시간도 나는 사랑하지만

밉고 보기 싫은 밤을

나는 산다.


내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

머릿속을 스치우는 그 말은

기다리느라….


오겠노라 약속한 이 없는데도

그를 기다리느라

나는 오늘도 밤을 살아, 새벽을 살아, 아침을 산다.


'언제쯤 도착하냐'

몇 번을 되뇌도

너는 오지 않는다.

한 번도 오겠노라 이야기 한 적이 없는 이유로.


고시원 복도를 침전하는 거무죽죽한 고요를

시퍼런 새벽 안개로 거부한다.

아직까지 네가 나를 찾지 않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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