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재범 Aug 11. 2017

기다리느라

오롯이 밤을 산다.

버젓이 밝은 시간도 나는 사랑하지만

밉고 보기 싫은 밤을

나는 산다.


내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

머릿속을 스치우는 그 말은

기다리느라….


오겠노라 약속한 이 없는데도

그를 기다리느라

나는 오늘도 밤을 살아, 새벽을 살아, 아침을 산다.


'언제쯤 도착하냐'

몇 번을 되뇌도

너는 오지 않는다.

한 번도 오겠노라 이야기 한 적이 없는 이유로.


고시원 복도를 침전하는 거무죽죽한 고요를

시퍼런 새벽 안개로 거부한다.

아직까지 네가 나를 찾지 않았음으로.



작가의 이전글 스쳐야만 내 곳이었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