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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ther Apr 29. 2021

직급 없는 마케터의 근황


대리 나부랭이에서 다시 No직급 "**님"으로 불리게 된 스타트업 마케터 6개월차(아니 벌써?). 그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오랜만의 이직이라 더욱 강렬했던 적응기를 어찌어찌 잘 지나고 보니 벌써 여름이 코앞이다. 대단할 것 없는 근황 공유로 잠들어있던 브런치를 깨워본다. 



1. 요즘 빠진 것들: 등산, 햄버거, 팔 근력 운동 



얼마 전에 전 직장 동료들과(지금은 모두 퇴사) 아차산에 다녀왔다.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는 나지만 등산은 실로 오랜만이라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함께 한 등산 메이트들 덕분에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초반엔 숨도 차고 조금 힘들었는데 날씨도 너무 좋았고, 오랜만에 풀 냄새 잔뜩 맡으니 힐링도 되고, 산 중턱에서 먹은 컵라면도 정말 꿀맛이었어서 (물론 내려와서 먹은 모두부와 콩국수도 ㅎㅎㅎ) 5월에 또 가기로 예약. 엄청 기대된다! 


지난주엔 재택근무 안 하고 full로 주 5일 출근을 했는데 하루는 팀원들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아서(ㅎㅎ) 혼밥을 해야 했다. 밥을 혼자 먹는 건 잘 못하지만 요즘 꽂힌 브루클린 버거 먹을 생각을 하니 오히려 엉덩이가 들썩들썩. 모든 메뉴를 먹어보진 않았지만 패티와 할라피뇨 스프레드만 들어가 있는 나의 최애 메뉴 '뉴 멕시코'를 먹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 그 이후로도 계속... 살 찌우는 중. 내 입엔 브루클린이 (그동안 최애였던) 다운타우너보다 맛있음.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에게 부러운 건 정말 많지만 그중 제일 부러운 건 '팔뚝 근육'이다. 살부터 빼야 하는 게 현실이지만 그래도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근력 운동도 시작해야 될 것 같아 밤마다 짬을 내어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지금 상태로 봐선 내년 여름에나 생길 것 같은 팔 근육... 그래도 한번 계속해볼 참이다. 



2. 인생은 살아볼 만하다.  



지금 대한민국이 열광하고 있는 단 한 사람을 꼽으라면 윤여정 선생님이 아닐까. 며칠 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과 함께 '두유노클럽'에 합류하시기도 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여배우. 75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되고 멋진 애티튜드, 패션 센스를 가진 사람. 


77세에 드라마 첫 주연을 맡게 된 박인환 선생님은 또 어떤가. 드라마 촬영을 위해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든 발레를, 몇 달간 연습한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뒤늦게 빠져버린 <나빌레라>를 보며 매회 이상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 특히 평생을 밥벌이를 위해 살았던 우리 아빠 생각이 많이 난다. 그에게 지금 무엇이 가장 하고 싶냐고 물으면 '딱히 없다.'라고 할 것 같은데 그래도 '발레가 정말 하고 싶은' 덕출 할아버지는 행복한 사람이지 않을까. 아직 마지막 회를 안 봤는데 (아껴둬야지) 우리 덕출 할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발레 하셨으면 좋겠다. 


윤여정 선생님이 몇 년 전부터 해왔던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주목받고 있는 이때, 내가 속한 회사도 윤여정 선생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life is zigzag. 그녀의 인생과도 너무 잘 맞는 문장이다. "오래 살고 볼 일이다."라는 선생님의 말이 용기가 될 때가 많다. 지금은 힘들어도, 혹시 모르는 게 인생이라 더 살아볼 법한 것 같다. 





3. 사이드 프로젝트: 당신의 집 앞으로 <샌드이치>가 배달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네이미스트 동생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편지지 구독 서비스'로, 이름은 샌드이치라 붙였다. 빵과 빵 사이 각종 재료가 들어가 매일 다르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처럼 편지나 카드를 편하게 쓸 수 있게 편지지/카드/엽서 등을 모아 레터박스를 보내주는 서비스라 그렇게 이름 붙였는데, 일단 텀블벅으로 테스트 겸 펀딩을 해보기로 했다. 다행히 지인분들이 힘을 실어주셔서 목표 금액의 90%는 넘겼는데, 100%를 채울 수 있을지 ㅎㅎ (펀딩은 여기서 진행 중입니다�)


생각보다 고려해야 될 것들이 많아서 이게 정말 사업적으로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준비하는 동안 쉽지는 않았지만 '내 일'을 한다는 만족감을 무시할 순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역시 내 걸 마케팅 하기가 제일 어렵다. 


펀딩 리워드 중 레터박스와 함께 받는 사람 맞춤형 선물이 함께 구성된 게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들 선택해주셔서 그 선물을 사러 다닐 생각을 하니 걱정도 되지만 설레는 맘이 더 크다. 사는 것도, 선물하는 것도 좋아하는 내 장기를 살려서 유튜브도, 뉴스레터도 해보고 싶은 맘인데 과연 언제쯤 시작할 수 있으려나? ㅎㅎ 


일단은 이 펀딩을 잘 마무리 짓고, 발송까지 완료해야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쓰다 보니 진짜 별 것 없는 근황이다. 다시 열심히 마케터로서의 내 삶을 공유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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