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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수조 Jun 13. 2016

퇴사 후 한 달

행복하게 사는 방법 찾기

미치도록 다니기 싫었던 회사를 관뒀다.
이제는 미치도록 행복하게 살고 싶다.


어릴 때는 소원이 뭐냐는 질문에 내 마음속 대답은 가족이 건강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었고

대학생 때는 남부럽지 않게 돈을 벌어 가족여행도 가고 부모님 필요한 것도 사드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직장인이 되어서 내가 무엇을 위해 사나, 나의 노후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 꿈은 하루하루 행복하게 사는 것이 되었다.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사는 일..

그 행복은 물질적 만족이 아닌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는 일이다.

마음만 잘 먹으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는 말처럼 쉽 않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껏 살아왔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을 하며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1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지난 5년을 생각하니 앞으로의 시간도 다를 바가 없었다. 

물론 계속 회사를 다니면 돈 걱정 크게 없이 쓰고 남은 돈으로 저축해서 지금보다는 더 큰 돈이 모여있겠지.

하지만 지금은 행복을 느낄 겨를도 없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이 그 돈보다 더 아깝다.

밑바닥까지 떨어져도 좋으니 차근차근 계단 하나씩 올라간다는 마음으로

사소한 것 하나부터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면 철없는 아이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복지 좋고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으면서 막연히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하는 것이

나도 어떤 용기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고 사실은 겁도 난다. 

하지만 곧 다가올 100세 시대에서 우리 세대는 60-70세가 될 때까지 돈을 벌어야 할 텐데

지금 쉬지 않으면 언제 쉬겠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한 번뿐인 인생,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잘할 수 새로운 있는 일을 찾아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퇴사에 관련된 브런치를 읽으면서 정말 다들 힘들게 사는구나 느꼈다.

힘들 게라기보다 정확히 말하면 팍팍한 직장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사실 퇴사를 하는 사람들은 계속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에 비하면 정말 적은 수일 텐데

나를 포함한 이렇게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은 왜 남들은 꾹 참고 잘 다니는 회사를 박차고 나올 수밖에 없었나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그러한 사람들은 행복을 갈구하는 욕망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큰 사람이었거나

그 현실 안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할 여력조차 없어 제대로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지쳐버린 사람 또는

또 다른 세상을 찾아 떠난 용기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혼자 추측해본다. 


퇴사를 결심하고 휴일에 세편의 브런치 글을 서슴없이 썼다.

그리고 퇴사 후 지금까지 한 달여간 쉬느라 글 쓰기를 미뤘다.

아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생각보다 빨리 나태해져 현재까지 게으른 삶을 살고 있다.

마음껏 늦잠 자고 미뤄두었던 집 청소, 봄맞이 정리를 하고 스쿼시, 캘리그래피 요일 맞춰 배우러 가기.

햇빛 쬐면서 자전거 타고 시장 구경 다니고 친구 만날 때 시간 맞추기 편하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없었다.

그래 쉬어야, 이때껏 가지고 있었던 것을 내려놓아야 힘을 비축해서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그렇게 자기 합리화하며 별생각 없이 지내고 있다.


그런데 대학생 때 알바부터 회사일까지 거의 7년을 줄곧 부지런히 일하다가 이제 할 일(목표가 있는 생산적인 일)이 없어지고 돈도 벌다가 안 들어온다 생각하니 이상하게 또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가 생겼다.

다른 일이라도 빨리  다시 해야 공허함을 채울 수 있을까 고민도 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즉, 머리로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는데 실천이 따르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돈도 벌지 않고 어떤 성취감 있는 일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생각하니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아깝게 느껴진다.

쉰 지 한 달도 안돼서 말이다.!!

엄마와 친구들에게 고충을 살며시 꺼내 놓으니 다들 이때껏 내가 쉬지 않고 회사만 다녔기에 당연한 현상이라 하며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다.

나중에 또 일하게 될 건데 쉴 수 있을 때 마음껏 쉬고 즐기라고.


그래, 당분간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는 일을 하자.
시간에 모든 것을 맡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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