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평론가 평점 9.22 / 로튼토마토 신선도 98%
감독 : 셀린 시아마
출연 : 아델 하에넬(엘로이즈), 노에미 메를랑(마리안느)
네이버 평론가 평점 9.22 / 관람객 평점 9.15
로튼토마토 신선도 98% / 관객 점수 92%
영화를 좋아하고 자주 검색해보시는 분들이라면 알 것이다. 네이버 기자, 평론가 평점이 9.22점대가 얼마나 높은 점수인지를..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말 평이 좋은 영화들도 8점 대조차 힘든 점수인데 이 영화는 무려 9.22점이다. 또 해외 영화평론가들의 평가를 모아놓은 로튼 토마토 지수도 무려 98%이고 관객 점수도 90%가 넘는다. 이는 영화평론가와 대중들을 모두를 만족시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얼마나 좋은 영화이길래 이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을까? 가끔 높은 점수에 비해 너무 추상적이고 난해한 작품들이 많아서 걱정인데 한번 영화를 보고 판단해보자.
우선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전체적으로 잘 만든 느낌이 드는 영화이다.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의 미장센과 연출, 스토리 모두 잘 짜여있어 한번만 관람해도 좋은 영화인지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영화의 설정과 스토리가 대중적이어서 영화의 음악과 스토리가 빠르지 않음에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왜 그려야 하는지 또 마리안느 전의 화가는 왜 초상화를 그리는데 실패했는지, 엘로이즈의 언니는 왜 자살을 했는지 등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여 영화 전체를 집중시켰다. 이후에도 엘로이즈를 몰래 그려야 하는 마리안느의 설정과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엘로이즈 설정이 영화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설정 안에 담긴 그 당시의 사회분위기와 여성인권에 대한 이야기는 작위적이거나 톡 튀어나온 듯한 설정이 아니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엘로이즈의 언니가 자살하여 엘로이즈가 수녀원에 돌아왔다는 설정은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함과 동시에 그 당시 귀족 여인의 고통스러운 삶을 전달하기 위함이었고, 소피의 낙태는 엘로이즈와 마리안느가 깊어지기 시작하는 사건임과 동시에 낙태를 담담하게 이행하는 그 당시 사회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여성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피로감이 들지 않았던 이유는 개별 사건 하나하나가 작위적이거나 스토리에 상관이 없는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이런 불평등에 대해 애절하게 호소하지 않고 담담히 이겨내려 하는 모습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그래서 여성인권에 깊이 관심이 있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크게 불편하게 관람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호불호는 장르가 퀴어영화라는 점이다. 아직도 동성애는 사회적으로 많이 홀대를 받고 있고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의 댓글을 조금만 찾아봐도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저주의 말들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이 영화는 대중적인 영화는 될 수 없고 좋을 영화임에도 누군가에게 쉽게 추천하지도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른 퀴어영화에 비해 애정씬이 많거나 수위가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꽤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 들지 않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동성애는 단순히 동성을 좋아한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두 캐릭터는 처음부터 동성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그냥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에 빠진 것이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응원은 커녕 관심도 바라지 않을 사람들에게 돌을 던질 이유는 없으니 그냥 좋게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그린북'이 떠올랐다. 홀대받는 인권을 다루고 있으며 담담히 연출하고 있으며 작품성과 연출 모두 훌륭한 영화이기 때문에 많이 닮아 있다 생각한다. 영화 '그린북'을 굉장히 재밌게 보신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런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가 계속해서 완성도 높게 나와 감사하고 무지했던 나를 계속 일깨워줌에 매번 감사드린다.
영화 전문가의 평을 찾아보고 검색해본 결과 대체적으로 대중들과의 평과 비슷했다. 모두 이 영화의 완성도와 작품성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영화 전문가들은 좀 더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언급했다. 그중에서 오르페우스 이야기, 18세기 신분사회와 여성사의 이야기 등을 많이 언급했다. 오르페우스 이야기는 꽤 익숙한 이야기인데 이 영화에서, 정확히는 엘로이즈가 재해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엘로이즈는 오르페우스가 이승에 도착할 때쯤에 뒤돌아본 이유는 오르페우스의 아내 에우리디케가 뒤돌아보라고 말했기 때문은 아닐까로 해석한다. 이 해석은 실제로 마르안느가 떠날 때 엘로이즈가 동일하게 행동한다. 엘로이즈는 마리안느에게 '뒤돌아봐'라고 외치는데 이는 우리가 지금의 절망적인 상황을 뒤집을 순 없지만 우리의 헤어짐은 우리가 선택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 만들어진 신화를 재해석하고 영화의 결말에 사용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표면적으론 이 영화는 엘로이즈와 마리안느의 사랑이 주된 영화이지만 더 자세히는 여성연대를 품고 있다. 대표적으로 귀족인 엘로이즈와 화가인 마리안느, 하녀인 소피, 이 세명의 관계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이 셋은 늘 동등한 위치에서 같이 생활한다. 대표적으로 카드게임을 하는 장면과 음식을 하는 엘로이즈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요구하는 남자 쪽 집안, 여성 예술가들에겐 억압적인 그 당시의 분위기 등은 사회가 얼마나 남성 중심의 사회인지, 여성의 독립적인 삶의 불가능함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마리안느는 영화 초반 바다에 뛰어들어 자신의 종이를 구해오는 장면이 있는데 이런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은 꿋꿋이 길을 펼치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글을 쓰기 위해 여러 번 영화를 다시 보고 영화평론가, 영화 유튜버 분들의 감상들도 많이 보게 되었는데 알면 알수록 좋은 점이 발견되는 영화였다. 영화의 상징을 굳이 파악하지 않아도 좋은 영화라 생각했는데 알면 알 수록 좋아지는 것도 있어 상징과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드리고 싶다.
이 영화는 퀴어영화이면서 페미니즘 영화인데 장르만 들어도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좋은 영화이고 잘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꼭 한 번은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이다. 장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도 부담 없이 볼 수 있게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전문가 평점이 굉장히 높은 영화는 반대로 네티즌 평점은 굉장히 낮거나 평범한 눈을 가진 나에게 지루한 영화, 난해한 영화로 인식되었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정말 좋은 영화였고 감명 깊은 대사들이 많아서 이 영화가 생각나면 가끔 찾아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