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듀, 안 되겠다. 어차피 시간 부족해서 숙제 제 때 다 못해. 그냥 태권도 다녀와서 하자.
- 엄마, 일단 해보고. 해봤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안되면 어쩔 수 없이 태권도 끝나고 와서 다시 하면 되지.
엄마는 왜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만 해요.
아이의 태권도 학원에 가는 시간이 너무 애매하게 남았다. 오늘 숙제는 10분 정도 녹음하는 거라 중간에 끊기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내 머릿속에선 시간 계산을 끝내고 아이에게 안 되겠다고 말하는데, 왜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말하냐는 녀석. 그만 말문이 막혀 아이를 바라보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어떤 일이든 못할 것 같아도 포기하지 말라고, 먼저 해봐야 할 수 있는지 못 하는지 알 수 있다고 아이에게 가르쳐 준 것은 바로 나다. 그 말을 아이에게 해줬을 때, 아이 역시 만화영화 신비 아파트 주인공 하리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무조건 해본다며 그게 너무 멋있었다고 맞장구쳤었다. 그런데 "어차피 못해"라고 말하는 엄마라니. 좋은 부모 되기 강의 그런 거 수 백 시간 들으면 뭐하나. 결국 이렇게 말만 번지르한 엄마라니. 적어도 나는 아이에게 어차피 못해라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시간을 돌려 그 말을 주워 담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