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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 Nov 22. 2023

언어 느린 아이 불어학교 적응기

한국에서 가져 올 책 

몇년 전 내가 커뮤니티에 썼던 글인데,


브런치에도 한번 올려본다.


지금 아이들은 불어학교 에서 잘 적응 하고 있지만


첫해와 두번째 해에 우리가 겪었던 어려움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꼭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영어학교에서 불어 학교로



저희 아들은 한국나이 다섯살,


막 유치원에 입학에서 즐겁게 생활하다가


5월 캐나다로 오게 되었어요.


한국어도 읽고 쓸줄 모르고


불어와 영어는 엄마가 전혀 노출해주지 않아서


그저 영문을 모른채 캐나다로 오게 되었어요.


캐나다에 온 첫해에 저희는 외국인 신분이어서 영어학교를 보낼수 있어


영어학교를 보냈고, 


당연히 아이는 영어를 못했지만 즐겁게 다녔어요.


학교 친구들도 너무 사랑스러웠고.



몬트리올은 영어학교와 불어학교가 있고


언어적 차이는 문화적 차이와 분위기 차이가 존재하는데


영어학교는 좀더 아이들을 존중하고 사랑 뿜뿜 분위기라면


불어학교는 그에 비해 아이들을 사랑하시지만 스트릭한 면 있는거 같아요.



유치원 선생님의 차별과 학대의 경계



팬더믹으로 영어학교도 단 몇달 다니고 락다운이 되었고


아이는 다음해 되어 퀘백주 이민이 진행되어 불어학교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불어 사립학교로 보내게 되었는데, 사립학교는 좀더 아카데믹한 면이 있어요.


그래서 그나마 유명하지는 않지만 덜 엄격한 학교로 보내게 되었는데


아이가 기본적으로 느리게 성장하는 편이라 그 마저도 쉽지 않았던거 같아요.


설상가상 선생님도 가관인 분을 만나서


아이를 그저 방치만 하시고,


다른 아이들은 다 해준 생일을 저희 아이만 뺀다던지


다시 글로 써도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영어학교에서는 아빠의 참여나 기여도가 높아 학교 선생님들과 친밀했는데


불어학교에서는 저희가 참여하기도 쉽지 않았고


(이미 애들 차례로 보낸 십 몇년차 학부모회가 있으셨)


처음 이라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거 같아요.


지금 다시 돌아가면 학교에 효과적으로 대응했을거 같은데


아들에게 너무 너무 미안하네요.


1년을 혼자 고립되어 학교 생활을 했고


선생님은 그저 아이를 방치했고


과외를 하라는 말만 되풀이 했죠.


유치원생에게 과외라니 기가 찼습니다.


사립학교에서 유치원 학비가 제일 비싸요.


학교에서는 무얼 했나요?


당시에는 아이가 학습 능력에 장애가 있나?


성격적으로 경계성 장애가 있나?


다양한 변수를 두고 생각했는데


딱 1년을 겪으며 든 생각은 선생님이 최악이셨다는거. 


지금은 좋은 선생님 만나


100점 받지 않은 시험이 없을 정도로


아이가 불어를 잘 따라갑니다.





프랑스어를 위한 노력



1. 유치원생이지만 집에서 불어 책읽기를 최소 30분씩은 했습니다.


보통 Trou trou나 까이유 같은 만화를 많이 노출하는데

저희 아이는 그 만화들을 좋아하지 않았고

저한테는 효과적이라 생각이 들지 않아서 책 읽기에 집중 했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J'apprends a lire 같은 책 제일 낮은 단계와

Scholarstic 싸이트에 가면 얇은 리딩북 같은게 있어요.

그런거 사서 단순 문장 반복해 읽으며 실생활 용어를 입으로, 눈으로 익혔습니다.




2. 제일 강추하는, 여름 방학을 적극! 캠프로 활용하세요.


아이들은 놀면서 언어가 폭팔하는게 진리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영어지역이라 딸은 동네 캠프로

아들은 불어를 좀 더 많이 쓰는 라발로 캠프를 보냈어요.

그결과 딸은 영어가 폭팔적으로 늘었고,

아들은 불어 발화가 아예 되지 않았는데 드디어 불어로 생활 회화를 시작했어요.

저희한테는 엄청 큰 변화였어요.



3. 산수 공부는 기본 디폴트, 해둬야 합니다.


집에서 연산은 유치원때부터 기본으로 해둬야

에가 불어를 못해도 수학이라도 똑바로 해서 미미한 성취감이라도 얻을수 있습니다.

그 시간을 좀더 불어에 할애 할수도 있구요. 

한국처럼 서술형, 창의형, 연산, 팩토 같이 다양하게 수학을 시킬수 없어서

그냥 소마셈 하나, 퀘백 서술형 수학이 있어요.

연산 매일, 저 불어 서술형 수학은 무조건 한 문제 씩은 꼭 시켰어요.

유치원생이라도 연습은 해야하고, 2학년때부터는 수학도 무조건 서술형인지라

조금씩 연습은 필요합니다. 



4. 남아는아이스 하키를 하면 좋습니다.


캐나다에 온 첫해와 2020년 모두 팬더믹으로

아레나가 문을 닫아 올해 아이가 스케이트와 아이스하키를 시작했어요.

역시나 느린 아이라 늘긴 늘까 했는데 지금은 스케이트를 신고 날라댕깁니다.

하키가 좀 거친 스포츠이다보니 꼬맹이들 경기도 격한데,

아이가 덕분인지 좀더 성격이 자신감 넘치게 바뀌고

학교에서 얌전한 편이라 남자애들이랑 잘 어울리지 않았는데

하키로 대동단결하여 이제 친구들이랑 하키 하면서 놉니다.

남자아이라면, 아이스하키  해보시길 추천해봅니다.



한국에서 챙겨 올 책


1. 수학 문제집 


책, 한국에서 수학문제집 챙겨오셨음 좋겠어요.

소마셈, 팩토 같은거


2. EBS 문제집


가끔 한국 교육 방송도 참 괜찮은거 같은데 교육방송 교재도 좋은거 같아요.

한국 애들 진도에 맞게 공부하는거 나쁘지 않은거 같아요.


3. 영어 전집 또는 리딩북


퀘백으로 오시면 영어는 진짜 각자도생하며 시켜야해서

그래도 캐나다 사람인데 영어는 해야하지 않냐 라는 생각으로

저는 옥스포드 리딩트리 풀세트로 들였어요.... 영어는 이걸로 끝내겠다 의지.

한국이 제일 쌉니다. 추천해봅니다.

아님 영어 리딩 레벨 책 같은거, 한국이 제일 쌉니다.


물론 도서관 이용하면 되지만 리딩 책은 계속 꾸준히 읽혀서 전 주로 샀고

동화책은 빌리는 편입니다.


4. 수상작 - 칼데콧 뉴베리 etc


저희 아이들은 초1, 2 학년 이라 한국어 책도 많은데

시공주니어 세계 문학 책 같은건 정말 가지고 오시면 

사골국 우리듯 양질의 수상작 책 읽어 좋습니다.

비룡소도 괜찮았구요.


책들이 다 유명한 책이다보니 학교 수업에서도 많이 읽게 되는데

한국어로 한번 읽었다보니 이해도 빠르고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응원하는 마음으로.


아들은 공부도 그렇고 지금은 러브레터도 받으며 

즐겁게 학교 생활 잘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마음이 지옥불이었는데,

결국 부모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도와줄수 밖에 없었던거 같습니다.



혹 이상한 선생님 만나면 학교에 감정을 배제하고

팩트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보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지금은 이 시점으로 부터 2년 정도 지난거 같다.


아들은 1학년 부터 지금 까지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중 몇 명안에 손꼽히며


학교 생활 잘 하고 있다.


물론 저학년이라 학교 성적 중요 하지 않다는거 안다.


중요한건 이 콧대 높은 사립학교에서


머리 하나로 평정(??) 했다는 것이다.


유치원 부터 지금까지, 이 짧은 시기 동안 두번 정도 선생님을 잘 못 만났는데


그때마다 말하기 같은 주관적 평가 50점을 갈겨도


(참고로 반평균 80점이다..... 50점ㅋㅋㅋ) 


이견 없는 나머지 지필 시험 100점 받으면 되는거다.


그렇게 해왔다. 요녀석 고생 많았다.


아이들이 즐겁게 자라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받아오는 성적이 중요하지 않을 수는 없기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 집에서 같이 노력했던거 같다.



그래도 그 어린 나이게 아이가 받았을 상처를


내가 다 헤아릴수가 없어 늘 죄책감만이 든다.


뒤를 보고 살아갈 수는 없으니 


엄마로서 해줄수 있는 부분을 더 노력해봐야겠다.


누군가 낯선 환경에서 낯선 언어로


고생하는 가족들이 있다면


서로 사랑하고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내면


결국은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아니 온다.


꼭 오더라.


낯선 주위 시선과 끊임없이 사람들이 끌어내려것


외롭고 힘들고 어디 의지할 데도 없지만


나아가다보면 지나가는 일이 될거라 생각한다.



이민 1세대로서 사는게 쉽지 만은 않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더 헤아리고 도와주려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어제도 말 안듣는다고 버럭했는데 말이다.


요즘 하키 A레터 달았다고 까불이 건방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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