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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면을좋아하는타입 Nov 05. 2018

동대문 엽기 떡볶이의 진짜 주인공은 엽기 닭도리다

나는 대체로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들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가족들이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어릴 때 부터 매운 음식을 좋아했다. 두세살 때 밥을 먹기 시작할 때도 어른들과 함께 청량고추가 들어간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팍팍 퍼먹었다고 한다. 라면을 끓여먹으면 청량고추를 3~5개 정도 넣어먹기도 하고, 볶음밥에도 꼭 청량고추를 넣어서 볶아먹는다. 그래서 유행하는 매운 음식은 늘 도전하고 싶어한다. 당연히 요 몇 년 사이 매운 음식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행한 동대문 엽기 떡볶이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늘 시켜먹는다.


하지만 떡볶이 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는 ‘동대문 엽기 닭도리’다. 동대문 엽기 떡볶이 집에서는 엽기 닭도리를 꼭 시켜먹어야 한다. 이게 레알이다. 양념은 떡볶이 양념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닭도리탕 맛이 나서 다르다. 가격은 24,000으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요새 치킨 가격 생각하면 사 먹을만 하다. 다만, 지점마다 맛이 약간~ 아~주~ 약간씩 미묘하게 다르다. 예를 들면, 엽기 떡볶이 양재점은 매콤하고 깔끔한 맛이라면, 개포점은 어딘가 모르게 살짝 단 맛이 난다. 양은 3~4명이 함께 먹으면 적당하다. 2명이 먹으면 좀 남는다.


엽기 닭도리를 내가 얼마나 좋아 하냐면, 우리집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한 번씩은 엽닭을 먹어봤고, 우리 집에 올 때가 되면 다들 나도 한 번 엽닭 먹어보자며 기대하는 정도다. 사실은 오늘도 친구 집에 놀러가서 엽닭을 시켜 먹었다. 엽닭은 먹기 전에 살짝 한 번 조리해서 먹으면 더 맛있다. 엄청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맛있는 음식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 정도로 참고하면 좋다.


엽기 닭도리 맛있게 먹는 방법

1. 엽기 닭도리 주문한다. 우리는 보통 보통맛을 주문한다. (임산부나 매운 거 못 먹는 사람이 있다면 순한맛 주문. 매운맛은 웬만하면 먹지 않는다. 왜냐면 너무 매움.)

2. 배달오면 커다란 냄비에 엽기 닭도리를 통으로 붓고, 거기에 물 한 컵 정도를 추가한 뒤에 다시 끓인다.

3. 끓기 시작하면 라면사리를 하나 넣는다. 꼬들한 면발을 좋아하면 열라면을, 쫄깃한 면발을 좋아하면 감자면 면을 넣으면 좋다. 단, 너무 익히면 당면이 다 불어버려서 국자로 면 위를 국물로 적셔주면서 라면을 빨리 익혀야 한다.

4. 라면이 익어가면 치즈 2~4장 정도를 취향 껏 얹는다. 뿌려먹는 치즈보다 슬라이스 치즈가 더 맛있다.

5. 따뜻한 밥과 함께 맛있게 먹는다.


그 동안 조리 해먹은 엽닭 사진을 한 번 찾아봤다. 참 많이도 먹었다. ‘자주’의 의미도 있지만, 말 그대로 ‘양’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늘 이렇게 다른 음식들과 함께 많이 먹는 건 아니다. 너무 자주 시켜 먹어서 평소엔 사진을 잘 안 찍고, 특별한 일이 있거나 파티를 하는 날 다른 음식과 함께 먹을 때만! 말 그대로 특별해서 사진을 찍어두다보니 이렇게 보일 뿐이다. 늘 돼지파티 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엽기 닭도리를 먹을 때는 꼭 계란찜도 함께 먹는다. 저 계란찜으로 말할 것 같으면 보통 계란찜이 아니다. 나만의 특별한 레시피로 만든 ‘중탕하지 않아도 중탕한 것 처럼 부들부들한 전자렌지 계란찜’이다.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 부터 지금까지 약 18년 정도를 만들면서 조금씩 다듬어 온 아주 특별하고 전통이 깊은 레시피다. 누구나 한 번이라도 내 계란찜을 먹어보면 꼭 다시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니 말 다했다.


중않중부 계란찜 레시피

1. 커다란 대접을 준비한다.

2. 계란 4개를 투하하고, 잘 저어서 섞어준다.

3. 소금으로 간을 하고, 물을 계란과 2:1 비율로 넣어준다. (우유가 있다면 물 1 : 계란 1 : 우유 1의 비율도 좋다)

4. 다시 잘 저어서 섞어준 뒤, 마지막에 후추를 뿌려준다.

5. 전자렌지에서 7~8분 정도 조리한다.

6. 국물도 많고, 부들부들해서 엽닭과 찰떡 궁합인 계란찜이 완성된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계란찜을 못 해먹었다. 조만간 한 번 더 먹어야겠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도전할까 말까 고민말고 꼭 엽닭을 시켜먹어보길 바란다. 물론 입에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엽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엽닭도 맛있을 거다. 엽닭 너무 좋닭. 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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